러시아도 정적 탄압용 압수수색…노벨평화상 단체 털렸다

박병수 2023. 3. 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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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당국이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인권단체 '메모리알'의 관계자들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일부를 연행해 갔다고 <로이터> 통신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러시아 담당 나탈리아 즈비아기나는 성명을 내어 "러시아 당국이 메모리알 관계자의 집을 수색하며 인권운동 활동가들과 지원자들에 대한 마녀사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러시아 당국은 단체 해산 명령에 그치지 않고 관계자들 집 압수수색 및 체포로 탄압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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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앞에서부터)과 예브게니 프리고진 와그너그룹 창립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그린 얼굴 마스크가 19일(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기념품점에 나란히 걸려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 당국이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인권단체 ‘메모리알’의 관계자들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일부를 연행해 갔다고 <로이터> 통신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수색은 메모리알이 제2차세계대전 때 나치에 부역한 혐의로 처벌된 사람을 정치테러의 희생자 명단에 넣었다고 당국이 메모리알을 비난한 뒤 이뤄졌다. 메모리알 관계자들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 당국이 메모리알 관계자들의 집과 사무실을 뒤져 자료와 장비를 가져갔으며 몇몇을 연행해 변호인 접견도 허용하지 않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메모리알이 노벨 평화상을 받을 때 의장이었던 얀 라친스키도 이번 압수수색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반전 의견을 내는 독립 언론이나 비정부기구, 인권단체 등을 잇따라 탄압해왔다. 이번 메모리알 압수수색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러시아 담당 나탈리아 즈비아기나는 성명을 내어 “러시아 당국이 메모리알 관계자의 집을 수색하며 인권운동 활동가들과 지원자들에 대한 마녀사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러시아의 야당 ‘야블로코’도 성명을 내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러시아에서 정치적 반대파를 겨냥한 파괴적인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메모리알은 옛 소련 시절인 1989년 당시 공산당 정권의 정치 탄압과 인권 억압 등을 추적·기록하고 고발하기 위해 창립된 인권단체다. 1991년 소련 해체 이후에도 러시아 등 옛 소련권 국가들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활동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러시아 검찰은 메모리알이 옛 소련이 테러 국가라는 허위 주장을 퍼뜨리고 나치 범죄자를 복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법원은 지난 2021년 12월 메모리알 해산 결정을 내렸고, 지난해 2월 28일에는 메모리알의 항소를 기각해 해산이 최종 확정됐다. 그러나, 노벨평화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벨라루스 활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CCL)와 함께 메모리알을 노벨평화상 공동수상자로 선정했다. 러시아 당국은 단체 해산 명령에 그치지 않고 관계자들 집 압수수색 및 체포로 탄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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