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탄 술 모르고 마신 듯”…필로폰 양성 유흥업소 종업원 ‘무죄’

필로폰.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소변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온 유흥업소 종업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유흥업소 손님이 몰래 필로폰을 탄 술을 건네받아 마신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2단독 정철희 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흥업소 종업원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정 판사는 “A씨가 본인의 의사로 필로폰을 투약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20년 11월 부산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메트암페타민, 일명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시기 부산보호관찰소에서 채취한 A씨의 소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감정한 결과 필료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소변을 제출했다. 또 최초 수사기관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손님이 몰래 술에 필로폰을 탄 다음 건네줘 소변검사에서 필로폰이 검출됐을 수 있다’고 진술했다. 자신의 의사로 필로폰을 투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 판사는 “A씨가 ‘자신의 의사로 필로폰을 투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A씨의 변소 가능성은 일응 수긍이 간다”고 봤다.

이어 “A씨가 수사기관에서 ‘부산의 한 모텔에서 B씨를 만나 물뽕을 당한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도 있는데 B씨는 당시 수형 중이었다”면서도 “이 진술이 거짓이라거나 최초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다르게 진술했다는 사정만으로 A씨의 변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필로폰을 투약한 일시나 장소, 방법이나 경위 등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고 A씨의 신체나 그 주변에 필로폰 등 마약 자체가 발견되거나 A씨가 필로폰을 투약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