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승 우승' 이끈 오타니 "전 세계가 야구를 더 좋아하길"

월드베이스볼클래식, WBC에서 일본의 전승 우승을 이끈 오타니 쇼헤이가 대회 MVP를 수상한 뒤 "전 세계에서 야구가 더 사랑받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말 꿈꾸던 곳이다. 매우 기쁘다. 일본 대표 선수들과 함께해 즐거웠다"고 수상소감을 전한 오타니는 "이제 각 팀으로 돌아가야 하니, 외로울 것 같은 기분도 든다"며 "일본뿐 아니라 한국, 타이완, 중국 등 아시아, 전 세계 다른 나라에서도 야구가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 동력이 돼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WBC에서 일본 야구대표팀은 오타니의 투구로 대회를 시작했고, 전승 우승을 확정하는 마지막 공도 오타니가 던졌습니다.

오타니는 이번 대회에서 타자로 7경기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 10볼넷을 기록했고 투수로는 3경기에 등판해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으로 '투타'에서 맹활약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결승전에서는 3대 2로 한 점 앞선 9회 등판해 LA에인절스 동료이자 미국팀 주장인 현역 최고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를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습니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나지 않는 오타니도 글러브와 모자를 집어 던지고 포효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오타니는 "(9회 등판했을 때) 긴장은 했지만, 다행히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트라우트를 상대해서 다행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오타니 쇼헤이

이번 WBC 내내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많은 야구팬들이 오타니에게 열광했습니다.

오타니는 전세기 이동 등 초특급 대우를 받으며 일본 대표팀에 합류하면서도 거듭 몸을 낮췄습니다.

"일본 대표팀에는 나보다 뛰어난 선수가 많다"고 동료들에게 감동을 안겼고, 상대 팀도 예우했습니다.

B조 1라운드에서 일본과 상대한 체코, 중국, 호주 선수들이 공개적으로 "오타니와 경기해 영광"이라고 밝혔는데, 오타니는 이런 인사에 겸손하게 화답했습니다.

자신을 삼진으로 처리한 투수가 '삼진 공'을 내밀자, 웃으며 사인해 주고 SNS를 통해 '대부분 아마추어로 구성된 체코 야구 대표팀'을 향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오타니 미담'은 대회 내내 끊이지 않았고 덕분에 이번 WBC도 '야구의 세계화'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김영성 기자yskim@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