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OCI, 인적분할 '1타 2피'…사업 효율·지배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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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인적분할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동국제강, OCI, 대한제강 등은 올해 주총에서 인적분할을 안건으로 올립니다.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체제 개편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입니다.
인적분할로 신설 법인을 세우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사업 부문을 일부 분리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입니다.
이 가운데, 지난해 글로벌 태양광 수요가 늘며 약 1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OCI가, 인적분할로 다시 한번 도약을 꾀합니다.
OCI는 오늘(2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력 사업인 화학 부문의 인적 분할을 확정했습니다. 분할 기일은 오는 5월 1일입니다.
이번 인적 분할을 통해 OCI는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OCI홀딩스와 신설법인인 화학회사 OCI로 분리됩니다. OCI홀딩스와 신설법인 OCI의 분할 비율은 68.8대 31.2입니다.
OCI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함으로써 경영 안정성을 극대화하고, 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업구조를 확립하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업 부문 효율성 강화…"합산 시가총액 증가할 것"
OCI홀딩스는 자회사 관리와 에너지솔루션 등의 태양광 사업을 맡고, 신설법인 OCI는 폴리실리콘 등을 제조, 판매하는 베이직케미컬 사업부문과 카본케미컬 사업부문, 전자소재 사업부문 등을 담당합니다.
지난해 기준 OCI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베이직케미칼 부분에서 약 38%에 해당하는 1조8천억원의 매출이 발생했고, 카본케미칼 부문은 약 1조9천억원, 에너지솔루션 부문은 약 7천억원의 매출을 거뒀습니다.
회사 대부분의 매출이 베이직케미칼 부문과 카본케미칼 부문에서 발생했는데, 이를 따로 떼어내겠다는 것입니다. 잘 나가는 부분을 담당하는 신설 법인을 만들어 그에 집중하고 경영 효율성을 증대시키겠다는 계산입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OCI에 대해 분할 전 매수해야 한다며 "인적분할을 통해 그간 관심을 받지 않았던 사업 부문의 가치가 부각될 전망"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강동진 연구원은 또 "분할 상장 이후 양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주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의 경우 "이번 분할로 카본케미컬 사업 부문이 분리됨에 따라 OCI의 태양광 사업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폴리실리콘 제조기업으로서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습니다.
OCI가 이번 인적분할로 기대할 수 있는 다른 한 가지는 오너가의 지배력 강화입니다.
주주는 인적분할을 하면 기존 보유 지분만큼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지분을 나눠 받게 됩니다.
기존회사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인적분할 후, 존속회사 지분 10%와 신설회사 지분 10%를 동시에 보유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너가에서 인적분할 후 나눠 받은 신설법인의 지분을 존속법인에 현물로 출자해 존속법인 주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인적분할을 했을 뿐인데, 오너가의 지주회사 지분율이 더 올라가게 됩니다.
현재 오너 일가가 보유한 OCI의 지분은 22.23%입니다. 인적분할 후 신설법인 지분 22.23%을 나눠 받아 모두 OCI홀딩스 주식으로 바꾼다면 지주회사 지배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인적분할 이후 존속회사는 신설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지배주주는 자신이 지배하는 존속회사가 보유한 신설회사 지분만큼 신설회사에 대해 강화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적분할에 따라 '오너가→OCI홀딩스→신설법인'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OCI그룹은 2017년 이수영 OCI 전 회장이 별세하기 전까지 같은 기업집단에 속하는 SGC에너지와 유니드를 각각 이복영 회장과 이화영 회장이 경영하며, 창업주의 세 아들들이 독립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체계를 구축해왔습니다.
현재 이우현 부회장이 대표직을 맡아 OCI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복영 회장과 이화영 회장은 5.04%를 보유한 이우현 부회장보다 더 많은 OCI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각자 5%를 조금 웃도는 지분으로 목소리를 크게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인적분할이 지배력 강화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OCI는 이번 인적분할로 오너가의 지배력 강화와 사업 동력 확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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