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전이 핵심 역할 단백질 찾았다

채영찬 UNIST 생명과학과 교수팀 성과
서판길 한국뇌연구원 원장 연구팀도 참여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 모습. 윗줄부터 생명과학과 채영찬 교수, 신경준 연구원(왼쪽), 이유진 연구조교수. /UNIST 제공

암세포가 몸속에 퍼지는 과정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단백질의 정체를 국내 연구진이 최초로 밝혀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채영찬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과 서판길 한국뇌연구원 원장 연구팀이 몸속 단백질 GPR143이 암세포가 엑소좀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생체분자 물질을 선별해 포장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엑소좀은 세포가 다른 세포와 정보를 교환하거나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배출하는 물질이다.

암세포가 분비하는 다양한 물질들 중 엑소좀도 있다. 암세포는 엑소좀을 다량 생산해 주변세포를 변화시키고 혈관 형성을 촉진시키며 면역세포 기능을 저해한다. 엑소좀을 통해 생존에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 셈이다.

암세포는 전이에 필요한 생체분자만 선별해 엑소좀을 생성하는데 그 상세한 과정은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연구팀은 GPR143 단백질이 암세포 내에서 암세포 성장과 이동에 필수적인 단백질들과 결합해 엑소좀으로 운반하는 것을 발견했다. 또 GPR143 단백질이 과발현된 암세포가 엑소좀을 다량 분비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를 역으로 증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GPR143이 발현된 암세포가 분비하는 엑소좀을 모아 동물에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암세포가 혈관을 통해 다른 장기로 퍼지는 암전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암세포가 전이를 유발할 수 있는 엑소좀을 형성하는 기전을 발견했다”며 “앞으로 암전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예측할 진단마커나 암전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가 담긴 논문은 국제학술지 ‘디벨롭멘탈 셀’에 지난달 27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참고자료

Developmental Cell, DOI: https://doi.org/10.1016/j.devcel.2023.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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