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핸디캡을 이겨낸 인간 승리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은 숱한 명승부와 정말 다양한 화제를 낳은 대회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육상 남자 100m에서는 칼 루이스와 벤 존슨이 세기의 대결을 펼친 데 이어 존슨의 금지약물 파동이 터져 세계를 경악시켰습니다.
장애를 가진 두 선수의 도전
이 경기에서 금메달을 다툴 막강 우승후보들은 세계 스포츠팬의 관심을 끌었는데요.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헝가리의 토마시 다르니, 그리고 미국의 데이비드 워튼이었습니다. 이 두 선수에게 이목이 집중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는데요. 바로 두 선수 모두 장애를 갖고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토마시 다르니 vs. 데이비드 워튼
남은 종목은 평영과 자유형. 다르니는 두 종목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하며 선두 자리를 결코 내주지 않았습니다. 경쟁자들을 2m 이상 따돌리며 우승을 눈앞에 두게 되었지요. 금메달이 떼놓은 당상이 되자 이제 초점은 다르니 자신이 갖고 있던 세계 신기록을 경신할 것인가에 모아졌습니다. 끝까지 역영한 다르니는 4분 14초 75로 맨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습니다. 자신의 기록을 0.67초 단축시킨 세계 신기록이었지요. 워튼은 2초 61 뒤진 2위로 들어왔습니다.
다르니는 조국 헝가리에 36년 만에 올림픽 수영 금메달을 선사했습니다. 다르니는 400m에 이어 200m까지 우승하면서 남자 개인혼영 2종목을 모두 석권했습니다. 그리고 4년 뒤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도 역시 2종목 금메달을 차지해 올림픽 2회 연속 2관왕이란 찬란한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 최고가 될 수 있다!
다르니가 시각 장애를 갖게 된 것은 15살 때인 1982년입니다. 눈싸움 도중에 친구가 던진 눈덩이에 왼쪽 눈을 맞아 크게 다치고 맙니다. 실명 위기에 놓인 다르니는 그야말로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선수생활을 중단해야 하는 위기까지 몰렸지만, 헝가리에서는 그의 눈을 살릴 뾰족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당시 유럽에서 눈 치료 기술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평가를 받는 나라는 서독이었습니다. 다르니는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서독에서 7차례나 망막 수술을 받았습니다. 간신히 완전 실명은 면했지만 여전히 오른쪽 눈에 비하면 시력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수술 여파로 훈련도 1년 이상 제대로 하지 못했지요.
하지만 엄청난 시련을 겪으면서 그는 오뚝이처럼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1985년부터 1993년 은퇴할 때까지 10년 가까이 무적의 챔피언으로 군림했습니다. 과연 비결이 무엇이었을까요? 비결은 두 가지였습니다. 여기서 그냥 물러설 수 없다는 다르니 본인의 초인적인 의지가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기적의 콤비'로 불리는 토마시 코치의 힘이 컸습니다. 토마시 코치는 어린 제자를 따뜻하게 격려하면서도 지독한 스파르타 훈련을 주문했습니다. 스승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다르니는 물에서 살다시피 했지요. 매일 1만 2천m를 수영하는 지옥 훈련을 묵묵히 해냈습니다. 1만 2천m는 50m 수영장을 120번 왕복하는 엄청난 거리입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핸디캡은 극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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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오 기자kj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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