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사색]‘나는 신이다’가 바꾼 것

2023. 3. 2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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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종교의 실태를 고발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세상을 바꿨다.

이 다큐가 나가고 난 후 검찰총장은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의 공판이 진행 중인 대전지검장에게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좁은 땅에 왜 이렇게 메시아들이 많은지, 한국이 사이비 종교가 나오기 좋은 토양인지, 그것은 왜 그런지에 대한 의문이다.

미국이었으면 종신형을 선고받았을 정명석에게 10년형을 선고해 추가 피해자들이 나오게 한 것도 대한민국 법원이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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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종교의 실태를 고발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세상을 바꿨다. 이 다큐가 나가고 난 후 검찰총장은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의 공판이 진행 중인 대전지검장에게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큐를 보고 많은 신도가 탈퇴하고 있다. JMS 2인자 정조은이 정명석의 범죄 사실을 인정해버리는 일이 벌어진 것도 이 다큐가 일으킨 변화다. 정명석의 여신도 성폭행 혐의 재판 변호를 맡아온 법무법인 광장의 변호인들이 전원 사임하기로 하는 등의 변화도 반갑다.

피해자들의 비극을 구체적으로 보는 건 참혹하고 괴로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다큐를 외면하지 않고 냉철하고 면밀한 시선으로 봐야 한다. 그리고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그것을 뇌리에서 지우는 순간 그들의 반격이 시작된다. 관심을 놓아버리면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이미 아가동산 측은 ‘나는 신이다’ 방영을 중단해 달라며 넷플릭스코리아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최근 그 가처분을 취소했지만 제작에 참여한 MBC와 연출자 조성현 PD에 대한 가처분은 그대로 유지했다. 넷플릭스는 저작권과 방영권이 본사인 미국에 있어 한국 법정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은 별 의미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나는 신이다’의 조 PD는 특히 아가동산 회차를 많이 봐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보면서 힘들어도 우리 자식들이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가스라이팅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봐 달라는 것이었다.

앞으로도 사이비 종교 교주의 만행과 피해자들의 사례가 계속 더 밝혀져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사이비 종교의 수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각성이 대대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조 PD가 올린 글에 두 가지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대한민국에는 자신이 메시아라고 말하는 사람이 100명 넘게 있다는 것. 좁은 땅에 왜 이렇게 메시아들이 많은지, 한국이 사이비 종교가 나오기 좋은 토양인지, 그것은 왜 그런지에 대한 의문이다.

사이비 종교와 관련해 법은 절대 피해자들의 편이 아니라는 것을 취재를 통해 절실히 느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미국이었으면 종신형을 선고받았을 정명석에게 10년형을 선고해 추가 피해자들이 나오게 한 것도 대한민국 법원이었다는 것. 그래서 이번에는 방송언론이, 그곳에 소속된 한 PD가 이를 막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최근 ‘나는 신이다’ 기자간담회에서 한 매체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저널리즘 원칙이 있다. PD는 심판자가 아니다. 다큐조차도 피사체와 거리를 두고 상황에 개입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건 대자보나 고발장에 가깝다. 상대가 순수한 악이라 당위성을 얻지만 다른 사람이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흉기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 PD는 “다큐가 아닌 걸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도 다큐라고 말한다”고 답했다.

조 PD는 사이비 종교의 정확한 실상을 알리려고 무려 2년에 걸쳐 200여명을 인터뷰하며 취재해 이번 다큐를 제작했다. 그 과정에서 미행, 협박, 해킹 등 고생도 많이 했고 신변도 위협받고 있다. 그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고,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그리고 잊지 않겠다. 그런 여론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이어져야 한다. “침묵하면 그 어떤 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외면하면 10년 후에도 누군가가 당신을 착취하고 있을 겁니다”라는 조 PD의 말을 꼭 기억하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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