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잔병치레 안 해”… 의무착용 해제에도 계속 쓰는 사람들

정진수 2023. 3. 2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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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이 도움이 되는 질환들

회사원 이모(40)씨는 대중교통 수단에서 마스크 의무착용이 해제된 이후에도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다. 습관이 돼서 마스크가 부담스럽지 않게 된 데다가 지난 3년간 ‘마스크 효과’를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막내딸이 겨울이면 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코로나19 이후 마스크를 쓰면서 잔병 치레를 하지 않았다”며 “가족이 모두 계속 마스크를 착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일부터 대중교통 수단 및 벽이나 칸막이가 없는 대형시설 내 개방형 약국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위험이 여전하기도 하지만, 이씨처럼 마스크 착용에 따른 소소한 효과를 확인하면서 자발적 착용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코로나19 유행전인 2019년 11월∼2020년2월 2월 사이엔 1000명당 6.3~49.8명까지 치솟았던 독감 의심 환자가 코로나19가 극심하던 2020년 11월 ∼2021년 2월에는 1000명당 1.2~3.3명까지 뚝 떨어지기도 했다.

독감 외에도 알레르기 비염과 호흡기 질환 등 마스크 착용에 도움이 되는 질환은 더있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의 도움을 받아 마스크 착용이 도움이 되는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인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대다수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뉴스1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구분되는데,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μm) 이하인 것을 말한다. 머리카락의 지름이 50~70μm 정도인데, 이를 1/5~1/7 정도로 나눠야 미세먼지 크기가 되는 것이다. 또 미세먼지보다 더 작은(2.5μm 이하) 것이 초미세먼지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코나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에 그대로 축적되면서 여러 건강상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오한진 교수는 “사실 미세먼지 정도만 되어도 섬모 운동을 통해 가래를 만들어 배출할 수 있는데, 초미세먼지는 폐뿐만 아니라 혈관을 관통해 혈액 속으로 직접 침투할 수 있다”며, “결국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암 발생과도 연관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하지 않을 것과, 만약 꼭 외출해야 한다면 KF지수가 높은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노약자, 임산부, 영유아, 기저질환자 등 미세먼지 민감군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 곰팡이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 즉 항원이라는 것에 코 점막이 과민 반응을 일으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생활 속에서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부터 노출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원인이 다양한 만큼 이를 지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전문의들은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 야외활동을 할 경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해왔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의무착용으로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완화됐다는 후기가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하면 축농증, 중이염 등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후각 장애 등의 후유증도 남을 수 있다. 이 중 약 30%의 환자에게는 호흡기 질환인 천식이 동반되어 악화되는 경우가 생긴다. 성인뿐만 아니라 영유아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환절기에는 평소 알레르기 비염이 있거나 재채기나 맑은 콧물, 코 막힘 증상이 반복되면 마스크 착용을 권한다.

오 교수는 “영유아의 경우 성장하면서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순차적으로 발생하거나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행진의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
◆호흡기 질환

가벼운 감기에서부터 독감, 폐렴에 이르기까지, 마스크는 다양한 질병을 막아줬다. 추운 겨울철에는 차가운 외부 공기에 맞서 코와 입을 따뜻하게 해 주는 보온효과도 톡톡히 했다. 

호흡기 질환은 걸린 부위에 따라 병명을 붙인다. 우리가 숨을 들이마시면 공기가 폐로 가는데, 코나 입을 통해서 들어온 공기는 인두, 후두를 지나 기관, 기관지, 세기관지를 거쳐 폐에 도달한다. 부위에 따라 기관이나 기관지에 염증이 생긴 경우는 기관지염이라 하고 세기관지에 염증이 생긴 경우는 세기관지염, 폐실질 조직에 염증이 생긴 것을 폐렴이라 부른다.

오한진 교수는 “기침은 여러 호흡기 질환을 알리는 신호” 라며 “전과 다르게 기침이 심해진다거나 가래가 끓는다면 우선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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