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역사에 대한 얕은 지식·둔감·속단…잘못된 자세가 합작한 참사”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계승 아닌 폐기”
설 명절 이후 처음으로 페이스북 글 올려
“한국측 강제징용 너무 쉽게 일방적 타결”
“日 독도,후쿠시마 수산물까지 들이밀어”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월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조지워싱턴대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접근 방식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한일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한국 측은 역사에 대한 얕은 지식과 치우친 인식, 국정에 대한 둔감과 속단으로 일을 그르쳤다"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일 관계가 회오리를 일으켰다. 한일관계 회오리는 양측의 잘못된 자세가 합작한 참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한국 측은 일제강점기의 강제징용 문제를 너무 쉽게, 그것도 일방적으로 타결하려 했다"면서 "그러다가 개인의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는 역대 정부의 입장, 일본 가해기업이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 피해자 중심주의라는 보편적 원칙을 한꺼번에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일본 정부를 향해서도 "마루야마 담화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도 계승한 게 아니라 폐기했다"며 "일본 측은 마치 절호의 기회라도 얻었다는 듯 독도, 후쿠시마 수산물처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마땅한 문제까지 거침없이 들이밀었고 정상회담을 준비했을 외상은 강제동원의 강제성을 내놓고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또 이 전 대표는 "한일관계는 개선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민족정기와 보편적 정의, 삼권분립과 역대 정부의 입장도 살리면서 한일관계를 개선하도록 끝까지 노력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은 저질러졌다. 한일 양국은 사태를 직시하며, 수습의 지혜를 내기 바란다"며 "미국도 한일 양국이 역사에서 기인한 갈등을 가장 바람직하게 해결하며 진정한 선린으로 협력을 강화해 가기를 바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건 지난 설 이후 처음이다.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이 전 대표는 오는 6월 귀국할 예정이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