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에 연출가 메시지 넣기보단, 관객과 스토리의 만남 아름답게 꾸미는 게 내 역할”

박세희 기자 2023. 3. 2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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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화제가 되는 연극, 뮤지컬에서 자주 만나는 이가 있다.

"작품에 어떤 메시지를 넣기보다 이야기와 관객이 만나는 지점을 최대한 아름답게 꾸미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는 그를 만났다.

이렇게 다양한 작품을 연출한 비결을 묻자 그는 "고집스럽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메시지를 전하고 받는 것은 작가와 관객입니다. 연출가는 작가의 생각을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표현해 관객들이 잘 받아들이도록 해야 하죠. 그게 저의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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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뮤지컬·연극 도맡는 연출가 김동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끝내고
내달1일‘데스노트’앙코르 공연
“연출가는 제2의 창작자라 생각
과한 키스신 불편 지적 받으면
제 고집 없이 유연하게 조절해
앞으로도 관객만 보고 일할 것”
‘셰익스피어 인 러브’
‘데스노트’

요즘 화제가 되는 연극, 뮤지컬에서 자주 만나는 이가 있다. 연출가 김동연. 그는 지난달 폐막한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부터 현재 공연 중인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다음 달 개막하는 ‘데스노트’와 ‘신과 함께-저승 편’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작품에 어떤 메시지를 넣기보다 이야기와 관객이 만나는 지점을 최대한 아름답게 꾸미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는 그를 만났다.

다음 달 1일부터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데스노트’는 지난 시즌(2022년)의 앙코르 공연이다.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이름을 쓰면 죽게 되는 데스노트를 우연히 주운 천재 고교생 라이토와 그에 맞서는 명탐정 엘의 치열한 두뇌 싸움을 그린 작품이다. 김동연은 ‘데스노트’로 지난 1월 한국 뮤지컬 어워즈 연출상을 받았다. 지난 시즌 공연은 초연(2015년)·재연(2017년) 무대와 크게 달랐다. 제작사가 바뀌고 원작을 수정할 수 있게 되면서 연출이 대폭 새로워졌다.

그는 “정적인 연극 같던 이전 무대와 달리 록 기반의 강렬한 음악을 써서 더 뮤지컬적인 연출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가장 큰 특징은 무대 바닥, 벽, 천장 3면을 모두 LED 패널로 채운 것. “새로운 시도로 조금 걱정했어요. 배우들이 영상에 눌리지 않을지, 3면이 LED인 무대에서 배우와 의상은 어떻게 보일지 확신할 수 없었죠. 다행히 배우들이 잘 해줘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가 ‘데스노트’ 연출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속도감과 역동성이다. “매력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두 주인공이 맞부딪치는 힘 있는 작품이어서 속도감, 호흡, 역동성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김동연은 2003년 자신이 직접 쓰고 연출한 연극 ‘환상동화’로 데뷔한 뒤 쉬지 않고 서른 편이 넘는 작품들을 연출해왔다. ‘김종욱 찾기’ 같은 로맨틱 코미디부터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각색한 실험적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설산 속 조난사고 생존자의 울림을 그려낸 연극 ‘터칭 더 보이드’까지. 규모도, 주제도, 분위기도 제각각이다.

이렇게 다양한 작품을 연출한 비결을 묻자 그는 “고집스럽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실제로 그는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패싸움 장면이 어수선했다는 지적에 그 장면을 대폭 줄였고, 키스신이 많다는 의견에 한국 관객 정서에 맞게 조절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연출가는 2차 창작자’라며 그래서 작품에 자신의 메시지를 넣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했다. “메시지를 전하고 받는 것은 작가와 관객입니다. 연출가는 작가의 생각을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표현해 관객들이 잘 받아들이도록 해야 하죠. 그게 저의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그는 ‘좋은 연출은 전지전능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한 연출가의 말을 인용해 연출철학을 부연 설명했다. “본인이 완벽하게 할 수 없다면 다른 이들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빛나게 해야죠. 배우는 연기를 하고 디자이너는 무대를 만들고, 작가는 글을 써요. 연출은 이들의 재주를 한데 모으는 사람입니다. 앞으로도 이 역할을 충실하게, 성실하게 해나갈 생각입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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