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 먹을 만해요"···국민에 권했다가 역풍 맞은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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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문화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먹는 술 안주인 닭발이 다른 나라에선 국민적 공분을 일으킬 만큼 혐오 식품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집트 정부는 닭발을 단백질이 풍부한 부위라며 홍보했다가 온국민의 비판에 직면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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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은 식품···경제난 불만 겹쳐 ‘폭발’
음식은 문화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먹는 술 안주인 닭발이 다른 나라에선 국민적 공분을 일으킬 만큼 혐오 식품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이집트가 국민들에게 닭발 섭취를 권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집트 정부는 닭발을 단백질이 풍부한 부위라며 홍보했다가 온국민의 비판에 직면했다고 한다. 한국과 달리 이집트는 닭발을 주로 개와 고양이의 사료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집트는 지난 6년간 국제통화기금(IMF)에 네 차례 걸쳐 구제금융을 요청했고 정부 세입의 절반가량을 부채 상환에 붓고 있다. 그만큼 심각한 경제난에 민심도 정권과 멀어지고 있다.
한 이집트 주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정권을 비판했다. 그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향해 "우리 여성들이 당신에게 투표한 날을 얼마나 후회하고 있는지를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며 "당신은 우리의 삶을 지옥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BBC는 덧붙였다.
현재 이집트는 치즈·식용유를 비롯한 전반적인 식재료 값이 지난 몇 달간 2~3배가 올랐다. 이달 물가상승률도 30%를 넘어섰다. 특히 육류 가격이 많이 뛰었다.
한 달에 5000이집트파운드(약 21만원)을 연금으로 받는 60대 웨다드는 “한 달에 한 번 고기를 먹거나 일주일에 한 번 닭고기를 먹는다”며 “달걀도 요즘은 한 알에 5 이집트파운드(약 210원)씩이나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닭고기를 사기 위해 잔돈까지 긁어모았다”며 “한 상인은 닭 살코기를 1㎏에 160이집트파운드(약 6700원)에 팔고 200이집트파운드(8400원)까지 부르는 사람도 있다. 반면 닭발은 20 이집트파운드(840원)밖에 안 한다”고 정부를 비웃었다.
식료품의 높은 해외 의존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이집트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밀을 수입하는 나라다. 그런데 전세계 밀 수출의 29%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는 탓에 밀 공급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이집트 화폐 가치가 반토막이 난 것도 물가 상승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1월 달러당 15이집트 파운드였던 환율은 1년 만에 달러당 32.1 이집트 파운드까지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20일 현재 달러당 이집트 파운드 환율은 30.3이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이집트 국내총생산(GDP)의 약 5%를 차지하는 관광업까지 타격을 입었다.
BBC는 과거 경제난으로 촉발된 폭동이 호스니 무바라크와 모하메드 무르시 전 정권을 몰락시킨 경험이 있다며 경제난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대규모 시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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