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명품이 뭐길래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싶어 하는 명품은 장인과 예술가들이 만든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작품'이다. 명품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최고의 기술을 가진 장인에 의해 최고급 소재와 수준 높은 제작 과정을 거쳐 소량으로 만들어진다. 일반제품과 달리 구하기 힘들고 희소가치가 크다 보니 가격 또한 고가이며 부르는 게 값이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산 속 명품 '샤넬'의 예고된 가격인상에 수백만 원의 호가에도 불구하고 인상되기 전 상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백화점 명품샵 앞에서 '오픈런'이 일어나며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모건 스탠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명품 옷·가방을 구매한 금액이 168억 달러(한화 약 21조 원)로 명품소비도시 세계 1위로 부상했다고 한다. 명품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흔히 국내에서는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프라다 등이 명품이라 불린다. '2019 명품 글로벌 파워 보고서'에서 뽑은 100대 명품브랜드에는 이탈리아 브랜드가 24개로 세계적으로 1위에 등극했다. 또한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피아트, 프라다, 구찌, 불가리, 아르마니, 페라가모, 바릴라, 페레로 등 자동차부터 의료·식품 브랜드까지 다방면에 걸쳐 명품으로 선정됐다. 이탈리아에는 오래전부터 비법을 전수받은 장인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평생 일하는 장인기업이 약 130만 곳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 브랜드는 이탈리아 GDP(국내총생산)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수많은 장인이 생겨나고 명품 브랜드가 나오는 비결에 대해 조르조 메를레티 이탈리아 장인기업협회장은 "이탈리아는 환경이 장인을 양성했고 한정적인 천연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제작 과정이 오래 걸리거나 비싸더라도 자원 낭비 없는 내구성 강한제품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며 "결국 제품을 튼튼하고 잘 만드는 사람만이 살아남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탈리아는 예술적이고 역사적인 유산 등으로 인해 르네상스 전성기를 누렸다"며 "그 예술적 감각이 자연스럽게 제조 산업에 접목되면서 장인정신의 기초가 됐다"고 말했다.
즉 장인정신과 현대의 최첨단 기술을 접목해 변화에 적응했으며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아무런 문제 없이 손에 쥐여주는 것이 바로 이탈리아가 말하는 장인정신이다.
사실 우리나라도 유산으로는 세계적으로 명품 중 명품인 고려상감청자가 있으며, 지금은 첨단산업계 명품으로 스마트폰, TV, 반도체 등이 생산되고 있다. 이를 보면 우리는 이탈리아 못지않은 장인정신이 살아있는 나라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외세의 침략으로 훌륭한 장인과 소중한 문화유산을 약탈당했으며 소실되기도 한 실정이다. 지금도 호시탐탐 국내 명품반도체의 기술력을 빼앗기 위해 여러 강대국에서 압박을 하고 있지만 슬기롭게 잘 헤쳐 나가기를 바란다.
또한 우리는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그동안 '빨리빨리'에 익숙해져 명품에 대한 생각을 가질 수 없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여유를 갖고 '천천히 거짓 없이' 잘 만들면 된다.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은 내가 지불한 만큼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느냐다. 저렴한 재료로 생산 단가를 낮추고 이익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통하는 시절은 갔다. 이제는 스마트폰에서 터치하면 모든 것이 공개되는 시대다. 품질이 좋으면 고객은 찾게 될 것이고 브랜드 가치도 같이 오를 수밖에 없다.
이번 대전시장은 기업 유치, 창업진흥, 벤처클러스터, 글로벌 플랫폼기업, 방산클라스터, 항공우주, 나노반도체 등 구축을 위해 산업용지 500만 평 확보와 함께 '일류 경제도시 대전'을 제시했다. 또한 "앞으로 지어지는 건축물과 구조물은 다른 도시에서도 볼 수 없는 명품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축사이지만 대전 시민의 일원으로서 반가운 소식이다. 또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여유를 갖고 '천천히 거짓 없이' 한땀 한땀 지은 장인정신이다. 이러다 보면 누구나 찾고, 보고 싶은 명품건축물이 대전에 탄생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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