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변화와 동참, 그리고 물위기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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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물 위기 극복을 위해선 산업과 환경, 생산과 소비에 이르기까지 국경을 초월한 모든 분야의 동참이 필요하다.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물 위기가 커지기 전에 사회구성원 모두가 위기극복에 동참해야 한다는 게 이번 세계 물의 날의 의미다.
우리나라도 '변화'와 '동참'의 속도를 높여 물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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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과 폭설을 동반한 겨울 눈 폭풍이 도시를 강타하며 수은주는 영하 54℃를 기록한다. 동시에 다른 지역에선 엄청난 폭우가 시작되고 3주간 90조ℓ에 달하는 물 폭탄이 쏟아져 도시가 잠긴다"
재난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지난해 실제 미국 동·서부에서 동시에 발생했던 재난이다. 영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기후재난이 매년 전 세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유럽 전역이 500년 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을 때, 파키스탄에선 국토의 30%가 수몰되는 대홍수로 30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수천 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도 기후재난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해 중부지역에선 기록적인 홍수가 발생했고, 남부지역은 가뭄이 찾아왔다. 홍수로 많은 국민이 상처를 입었고, 남부지역 가뭄은 해를 넘어 여전히 끝나지 않으며 제한급수까지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물 위기는 중대한 위협이 됐다. 그러나 물 위기는 전지구적 차원의 문제이기에 특정 국가나 개인이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다. 물 위기 극복을 위해선 산업과 환경, 생산과 소비에 이르기까지 국경을 초월한 모든 분야의 동참이 필요하다.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UN은 올해 주제를 '변화의 가속화(Accelelrating Change)'로, 우리나라는 "함께 만드는 변화, 새로운 기회의 물결"로 정했다. 2개의 주제명은 다르지만, 공통의 가치를 담고 있다. 바로 '동참'이다.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물 위기가 커지기 전에 사회구성원 모두가 위기극복에 동참해야 한다는 게 이번 세계 물의 날의 의미다.
사실 물 위기 극복을 위한 동참은 수년 전부터 요구돼 왔다. UN은 지난 2015년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물 분야 목표를 포함하고 물 행동 10개년을 선포하며 전 세계의 동참을 수 차례 촉구했다. 하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었고, 기후재난은 고삐가 풀리며 전세계를 휩쓸었다.
결국 "공동행동이냐 집단자살이냐의 기로"라는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의 말처럼 더이상 기후위기를 방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UN은 다시 한번 물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 변화의 가속화와 동참을 요구했고, 세계 물의 날에 맞춰 1977년 아르헨티나에서 마지막으로 열렸던 물 관련 국제회의를 45년 만에 개최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도 '변화'와 '동참'의 속도를 높여 물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이에 K-water는 정부와 함께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물이 부족한 도서 지역과 산업단지에 해수담수화 시설을 확대하고, 수도시설 간 연계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물관리 도입으로 물 안전 사회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남부지역 가뭄극복을 위해 기업과 시민들의 동참도 넓혀나가고 있다. 산업체와 함께 공장정비 시기를 조정해 물 소비를 줄여나가고 전남 12개 지자체와 K-water 간 자율절수 수요조정협약을 체결해 소비자의 물 절약 동참과 이에 상응한 공급자 지원을 통해 물 위기 극복을 위한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처럼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물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기업과 모든 국민이 동참해야만 물 위기를 둘러싼 축을 구성하고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 함께하면 위기를 기회의 물결로 만들 수 있다. '세계 물의 날'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민의 많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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