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 딛고 일어선 '킴콩 듀오', 파리 金 도전…"우리만의 파트너십으로"

문대현 기자 2023. 3.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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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공희용, 전영오픈 여복 우승 쾌거
2019년부터 호흡…부진 딛고 명성 회복
'2023 전영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여자복식 우승조 김소영, 공희용 선수가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3.2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인천공항=뉴스1) 문대현 기자 = 전영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배드민턴 여자복식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조가 이젠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지난 19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전영오픈 여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김소영-공희용은 21일 금의환향했다.

많은 취재진과 관계자, 팬들에 둘러싸인 김소영-공희용은 오랜 비행에 지쳤을 법 했으나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으며 많은 관심을 즐겼다.

대회 결승에서 김소영-공희용은 역시 한국의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조를 만났다.

상대 전적에서는 이소희-백하나가 2전 2승으로 앞섰지만 경기 초반부터 김소영-공희용이 기선 제압에 성공한 덕에 2-0(21-5 21-12) 완승을 거뒀다.

김소영-공희용에 이어 여자단식 안세영(삼성생명)도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동안 침체기에 빠졌던 한국 배드민턴이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김소영-공희용의 우승은 팀 뿐 아니라 선수 개인으로 봐서도 큰 의미다.

김소영-공희용은 2019년 복식 파트 결승 이후 그 해 일본오픈과 코리아오픈 등 4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환상의 호흡으로 두 선수에게는 각자의 성을 따 '킴콩 듀오'라는 별칭이 붙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해 10월부터는 3주 간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할 만큼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올해는 침체기에 빠졌다. 지난 1월 말레이시아오픈에서 8강에 머물렀고, 인도·인도네시아오픈을 각각 16강으로 마감하며 명성에 못 미치는 결과를 냈다. 그 사이 랭킹은 6위까지 떨어졌다.

전영오픈을 앞두고도 큰 기대를 받지는 못했다. 예상을 깨고 결승까지 올랐지만 지난해 10월부터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이소희-백하나의 돌풍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대회를 앞두고 초심으로 돌아가 부진에서 빠져나오겠다던 김소영-공희용은 자신들이 한 약속을 현실로 바꿨다.

김소영은 귀국 인터뷰에서 "1월에는 나 자신에게 매우 실망했다. 이후 초심으로 돌아가 각자의 위치에서 부족한 점을 채워보자고 준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2023 전영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여자복식 우승조 김소영, 공희용 선수가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3.3.2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공희용 역시 "(김)소영언니와 함께 침체기를 이겨내고 큰 대회에서 타이틀을 얻어 영광스럽다"고 흡족해했다.

김소영-공희용에게 결승보다 어려웠던 경기는 랭킹 1위 천칭천-자이판(이상 중국)조를 상대했던 8강전이었다.

김소영-공희용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의 기세에 밀렸으나 기적적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2-1(19-21 22-20 24-22) 승리가 확정되자 이들은 모두 코트에 쓰러져 펑펑 울었다.

공희용은 당시 상황에 대해 "그 전에 잘하지 못했던 것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면서 감정이 북받쳤다"고 전했다.

김소영은 "이긴다는 생각보단 그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나오자는 생각으로 코트에 들어갔는데 욕심을 덜 내고 우리 것을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최선을 다했기에 졌어도 눈물이 났을 것 같다"고 회상했다.

김소영-공희용의 장점은 상대가 누구든 위축되지 않고 펼치는 공격적인 플레이다. 아울러 5년 차 듀오답게 서로의 작은 몸짓만 보고도 어떤 움직임을 펼칠지 알 만큼 파트너십도 좋다.

전영오픈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소영과 공희용은 이제 내년 7월 열리는 파리 올림픽을 정조준한다.

한국 배드민턴은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못 따고 있는데 김소영-공희용이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 간다면 여자단식의 안세영과 함께 금메달을 기대할 수 있다.

김소영은 "전영 오픈에서 찾은 우리만의 플레이를 유지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5월부터 올림픽 레이스가 시작되는데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파리 올림픽 금메달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희용은 "영광의 순간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소영언니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라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좋은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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