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무슨 4번타자야?” LG 박병호 폭망의 교훈…’잠실 빅보이’는 8번이다[MD광주]

2023. 3. 2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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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네가 무슨 4번 타자야?”

박병호(KT)가 ‘국민거포’ 소리를 들은 건 넥센 시절부터였다. 2005년 LG에 입단하고 2010년 트레이드 데드라인 직전에 히어로즈로 가기 전까지, 박병호의 야구인생은 암흑기였다. 박병호가 넥센에서 대성공하고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하면서 국민거포가 됐다.

그렇다면 박병호는 왜 LG에서 실패했을까.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다. 은퇴 후 프런트와 코치로 LG에 몸 담았다가 넥센, SK를 거쳐 LG로 돌아온 염경엽 감독은 21일 시범경기 광주 KIA전을 앞두고 “아직 4번을 칠 능력이 안 되는데 4번에서 모든 책임을 졌던 것”이라고 했다.

염경엽 감독이 모든 선수에게 강조하는 자신에게 맞는 루틴, 매커닉이 제대로 정립되지도 않은 선수를 무리하게 팀에서 가장 중요한 4번 타자로 쓰다 아무 것도 얻은 게 없었다고 돌아봤다. 염 감독은 “그러니까 사람들에게 ‘네가 무슨 4번타자야?’라는 얘기를 들었던 것이다. 찬스는 4번에 많이 걸리게 돼 있는데, 병호는 그때 해결할 능력은 안 됐다. 준비가 됐을 때 그 위치에 가야 한다”라고 했다.

LG의 뼈 아픈 박병호 실패 케이스는 ‘성공 체험’과 ‘멘탈 싸움’이라는 육성의 본질을 간과한 결과라고 정리했다. 염 감독은 감독과 코치가 계획적으로 육성을 시켜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믿는다. “병호는 넥센에 와서도 처음에 6번, 4번을 오가다가 나중에 4번 타자가 됐다”라고 했다.

당연히 그가 육성하려고 마음을 먹고 군 입대까지 만류한 거포 유망주 이재원의 접근법도 디테일하다. 염 감독은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이재원과 박동원을 하위타선에 놓고 상위타선과의 시너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장타를 보너스로 여기겠다는 의미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염 감독은 “재원이는 8번이다”라고 했다. 이재원이 4번으로 준비가 안 됐으며, 8번에서 부담 없이 경기를 소화하다 성과가 있으면 점점 타순을 올릴 계획이다. 심지어 염 감독은 “올해는 기대도 안 한다. 기대는 안 하지만 성공시키고 싶은 욕심은 강하다. 선수에겐 '넌 잘 될거야'라고 자신감을 주고 있다”라고 했다.

주전 1루수로서 성장통이 길어질 것에 대비, 송찬의와 김민성 등을 1루수로 준비시키고 있다. 플랜B다. 염 감독은 “상처가 너무 심하면 회복이 안 되니 잠시 뺄 수도 있다. 야구는 멘탈 게임이다. 중요한 건 계획을 세워서 육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막연히 육성되는 선수는 없다”라고 했다.

철저한 계획을 세웠으니, 성장통을 줄여 성공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려고 한다. 염 감독은 “2년 안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만든다면 잘한 것이다. 만약 4~5년 뒤에 된다면 그건 코칭스태프가 아니라 본인이 경험하면서 큰 것이라고 봐야 한다. 최소한 3년 안에는 주전급 이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이재원을 박병호처럼 팀의 간판 4번타자를 넘어,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중심타자로 성장시키고 싶은 생각이 확고하다. 선수를 보는 눈이 좋은 염 감독은 이재원이 그렇게 될만한 자질이 충분하다고 확신한 상태다.

이재원은 스프링캠프에서 옆구리 부상으로 아직까지 시범경기에는 나서지 않았다. 현재 팀에 합류했고, 5경기 내외로 출전할 전망이다.

[이재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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