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백배 ‘연대의 마법’…경륜도 팬덤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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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륜 경기는 이전보다 확실히 재미있어졌다.
경륜은 대열의 선두에서 주도권을 가진 선행형 또는 강력한 우승후보를 약 70%의 힘만으로도 따라갈 수 있는 독특한 종목이다.
12일 일요 광명 특선 15경주는 경륜계 최고 명문 팀으로 꼽히는 김포팀과 수성팀의 4대3 맞대결이 펼쳐졌다.
경륜 시행 초기 프로야구나 축구처럼 지역 응원 문화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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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대결 ‘팀전’, 맞추는 재미가 달라
12일 광명경주 수성팀의 연대 반란
쌍승식 101배·삼쌍승식 384배 잭팟
야구같은 지역 응원문화 형성 기대감
과거 득점이나 인지도 높은 선수들이 당연하듯 나란히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도전세력들의 별다른 저항 없이 착순권에 진입하는 ‘기차놀이’로 불리던 천편일률적 흐름은 옛말이 됐다. 전개가 엎치락뒤치락 변화무쌍해졌고 스퍼트 시점이 빨라지면서 속도감도 배가됐다.
비록 특선은 다소 예외적이기는 하나 가진 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연대’의 개념이 크게 바뀐 것도 형평성 측면에선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경륜은 대열의 선두에서 주도권을 가진 선행형 또는 강력한 우승후보를 약 70%의 힘만으로도 따라갈 수 있는 독특한 종목이다. 따라서 객관적인 기록에서 크게 뒤지는 선수도 자리만 잘 잡고 유지하면 본인보다 월등한 선수를 누르고 입상권에 진입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선수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작전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또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해관계가 통하는 선수와 앞뒤로 대열을 형성한다. 팬들의 베팅 성패도 이미 어느 정도 정해진 1위가 아닌 2, 3위 선수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따라서 연대 라인을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12일 일요 광명 특선 15경주는 경륜계 최고 명문 팀으로 꼽히는 김포팀과 수성팀의 4대3 맞대결이 펼쳐졌다. 수장인 정종진과 임채빈은 없었지만 초반 주도권 다툼에서 밀린 류재열(수성)이 막판 반바퀴 젖히기로 김포팀을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팀 선배인 김원진, 김형모까지 입상권으로 불러들이며 1, 2, 3위를 모두 싹쓸이했다.
이어 열린 결승 16경주에서는 초반 대열 앞선에서 협공을 시도했던 수성팀의 김민준이 강력한 우승후보인 슈퍼특선반 인치환을 비롯한 김희준, 공태민 등을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해 쌍승식 101.0배 쌍복승식 259.3배 삼쌍승식 384.4배의 잭팟을 터트렸다. 인기 순위가 하위권으로 관심 밖이었던 같은 팀 안창진과 초반에 앞선을 확보했고 마크 전환 후 추입작전을 시도한 것이 주효했다.
이처럼 경주의 재미를 더하기 위한 지역대결 편성이 더해지면서 이제 팀전은 벨로드롬에서 흔히 보는 광경이 되었다. 경주 추리는 더 다양해졌고 보는 재미, 맞추는 재미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도 크게 활성화 됐다. 경륜 시행 초기 프로야구나 축구처럼 지역 응원 문화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됐다. 팬덤이 형성되면 건전한 응원 문화와 더불어 흥행에도 플러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각 지역별 간판스타들이 팀전 같은 정면 승부를 꺼리고 있다.
과거 경륜이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초 엄인영, 지성환, 조호성 같은 당시 인기스타들은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팀원들과 같이 호흡을 맞추었고 라이벌을 만나면 정면대결을 벌였다. 즉, 요즘처럼 앞뒤로 붙어 잡느냐 못 잡느냐가 아닌 라인을 달리해 때론 선행대 선행, 젖히기대 추입 같은 정면 승부가 잦았다. 전문가들은 경륜의 간판급 선수들이 이런 레이스를 벌인다면 벨로드롬은 몇 배는 더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원년 전문가인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선택은 자유고 전법도 선수들의 고유권한이라고 하나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처럼 그에 걸맞은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을 잊지 말고 지금은 팬들의 마음을 살펴봐야할 때다”라고 말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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