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유럽 다음은 아시아"…中·日·인도·동남아도 접수 나선 현대차
인도 공장 인수해 수요 증가 대응…싱가포르선 스마트 팩토리 운영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북미·유럽 시장에서 연일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상대적으로 공백이 큰 아시아 시장에서도 피치를 올리고 있다. 쓴 맛을 보고 있는 '아픈 손가락' 중국에서는 고급·맞춤형 차종 출시로, 자국 브랜드가 탄탄한 일본에는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인도·동남아시아에서는 생산 시설을 강화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2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기아 EV 데이'에서 콘셉트 EV5를 공개했다. 올해 출시 예정인 대형 전기 SUV EV9을 축소한 듯한 모델로, 중국 현지 생산을 계획 중이다. 기아는 2027년까지 E-GMP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6개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 전용 전기차와 고수익 차종인 SUV를 중심으로 성장 모멘텀을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전기차 GV60도 선보일 계획이다.
과거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에서 약 179만대(2016년)를 판매할 정도로 강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겨우 40만대 선을 넘겼다. 한한령과 자국 기업 밀어주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올해 중국은 국가 단위의 전기차 보조금을 전면 중단하면서 자국 전기차보다 좋은 품질의 전기차는 통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섞인 전망이 나온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1월 신년회에서 "올해는 어려움을 겪는 중국 사업을 정상화해야 하는 중요한 한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재진출을 선언한 일본에서는 5월부터 아이오닉5와 넥쏘를 판매 중이다. 일본수입차조합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판매량은 526대로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래도 평가는 나쁘지 않다. 전기 준중형 SUV 아이오닉5는 한국 브랜드 최초로 '일본 올해의 수입차'를 수상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 주행성능, 편의·안전사양 등에서 좋은 성적을 얻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6~17일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에 동행했다. 이번 방일은 반도체 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정 회장까지 함께 방문한 것은 일본 자동차 시장에 대한 의지 피력으로도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협력사들 입장에서는 정 회장의 방일이 나쁠 것은 없다"고 전했다.
인도·동남아 시장에는 생산 시설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일본차 브랜드가 강세인 아시아 신흥 시장을 뚫어내겠다는 목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최근 GM의 마하라슈트라주 텔레가온 공장 인수와 관련해 텀시트(주요 거래 조건서)에 서명했다. 텀시트는 본계약에 앞서 투자 대상의 자산을 살펴볼 때 작성한다. 현대차는 이미 인도 남부 첸나이, 기아는 안드라프라데시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데, 이번 인수 시도는 증가하는 인도 시장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인도 시장 판매량은 합산 80만7076대로 전년 대비 17.5% 증가했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지난해 베트남 닌빈성에 제2공장을 증설했고, 인도네시아 브카시에 새 공장을 짓고 있다. 인도네시아 공장에서는 전기차 아이오닉5도 생산할 예정이다. 기아는 말레이시아에서 CKD(반조립) 공장을 가동 중이다. 현대차는 또 오는 4월 준공을 목표로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 스마트 팩토리를 짓는 중인데 업계에서는 맞춤형 차종 생산이 가능한 만큼 고급형 차종 생산을 주력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잘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 산업의 자국 중심화가 이어지고 있어 시장 다변화가 필수라는 평가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유럽에선 선방하고 있으니 아시아 시장에서 광폭행보를 가져가는 것"이라며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끝난 중국에 다시 도전하는 것은 당연하고, 인도와 동남아는 중국 다음가는 빅마켓이다. 이를 다시 공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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