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터무니없는 온실가스 감축 약속, 궁지 몰린 한국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2030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배출량(7억2760만t)에서 40% 감축해 4억3660만t까지 줄인다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시안을 21일 공개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10월 발표안과 다른 점은 산업 부문 감축 부담을 14.5%에서 11.4%로 줄였다는 점이다. 산업계가 “5% 정도 감축이 실현 가능한 최대치”라고 호소한 데 따른 것이다.
대신 신재생 발전과 해외 감축 부문에서 문 정부 때 계획보다 각각 400만t씩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더 쌓아야 한다. 이것은 문 정부가 유엔에 제출한 ‘온실가스 40% 감축’이란 총량 목표는 뒤로 후퇴시킬 수 없다는 국제 규칙 때문이다. 태양광으로 석탄 발전을 대신하는 방법으로 400만t을 줄이려면 3GW의 태양광 설비가 필요하다. 국내 최대라는 전남 해남의 솔라시도 같은 태양광 단지(1.58㎢·48만평)가 30개 정도 더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겠나.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돕고 그 실적을 우리가 가져오는 ‘해외 감축’도 앞으로 점점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문 정부가 이전 감축 목표 26.3%에서 느닷없이 40%로 끌어올린 것부터가 합리적 근거가 없었다. 당시 국무총리의 국회 답변을 통해 ‘국제사회에 대한 신의에서 40%는 돼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개인 생각이 반영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탄소중립위원장은 ‘2030년 40% 감축’을 의결하면서 “비용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뒤에 보니 전력저장장치(ESS) 비용이 787조~1248조원에 달한다는 계산을 뽑아 놓고도 숨기고 있었다.
2030년까지 7년 사이 40% 감축은 경제의 일부를 멈춰 세우지 않고선 이룰 수 없는 목표다.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은 국제사회에 멋지게 보이고 다음 우리 정부와 기업, 국민에겐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던져 놓았다. 그러고는 퇴임 열흘 전엔 바다를 메꿔 공항을 만든다는, 누가 봐도 선거용인 초(超)고탄소 정책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문 정부가 돌이킬 수 없는 대못을 박아버려 새 정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몰려 있다. 지금으로선 에너지 가격을 현실화해 소비를 줄이고, 삼척·영덕 신규 원전 재추진 등을 통해 길을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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