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챗GPT, 친구인가 적인가

김태형 성악가·부경대 겸임교수 2023. 3. 2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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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성악가·부경대 겸임교수

11월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1억 명이 사용하고, 곧 10억 명이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챗GPT(언어기반 AI 시스템)가 세상 화두의 중심에 있다. 기존 물음과 질문의 간단한 답에서 탈피, 이제는 생각하고 사고하며 인간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AI로 진화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기술의 발전은 살아가며 서로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혁명을 일으켰다.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인공지능(AI), 특히 챗봇의 발전이다. 오픈이 개발한 언어 모델인 챗GPT가 이러한 발전의 대표적인 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으로부터 7년, 우리는 지금 인간의 전유물로 여겼던 지적 대화가 가능한 진화된 대화형 AI와 마주하고 있다.

소설가는 100년 뒤 세상을 미리 본다고 한다. 쥘 베른의 1865년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는 1969년 아폴로 11호에 의해 100여 년 만에 현실이 되었다. 지금은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예전 SF영화에서 보던 AI의 첫 번째 규칙은 인간을 해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미래에서 인류를 말살하기 위해 기계를 보내는 ‘터미네이터’, 컴퓨터가 스스로 생각하며 전원장치를 끄려는 인간들을 죽이는 ‘레지던트 이블’. 이 모든 일들은 소설가들의 상상에서만 가능한 일일까?

인공지능에 관해 의견이 분분하고 걱정과 기대가 쏟아진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심리학 교수인 조던 피터슨은 현존 AI 모델을 ‘구텐베르크의 인쇄’(구텐베르크의 인쇄 이후 유럽사회는 지식과 정보의 보급이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대됐다)에 비교하며 전 세계 모든 언어의 코퍼스(텍스트모음집)를 추출할 수 있고 인간보다 똑똑하고 2년 후에는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로봇 중 AMECA라고 명명된 휴머노이드 로봇은 AI 기술을 적용, 인간과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테슬라의 회장 일론 머스크는 AI기술이 핵무기보다 위험하다고 이야기한다.

AI는 친구인가? 적인가? 챗GPT에 물었다. 답변은 “AI는 그들이 어떻게 설계되고 개발되고 사용되는지에 따라 친구이자 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AI가 인류 전체에 이익이 되는 책임감 있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개발되고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였다. 놀랍게도 AI는 인간에게 복종이 아닌 책임을 물었다.

친구로서, AI는 인간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삶을 더 쉽고 편안하게 만드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리’ 같은 AI로 작동하는 개인비서는 우리의 일상 업무와 일정을 관리하는 것을 도울 수 있고, AI로 작동하는 의료도구는 의사들이 질병을 더 정확하고 빠르게 진단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 AI는 또한 교육 교통, 그리고 우리 삶의 많은 다른 영역을 개선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AI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거나 악의적으로 사용되면 무서운 적이 될 수도 있다. 무기를 개발하거나 사람들을 염탐하고 여론을 조작하거나 심지어 의도적으로 또는 의도하지 않게 인간에게 해를 입히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또한 AI는 인간 노동자를 기계로 대체하거나 편견과 차별을 영구화함으로써 사회적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등가교환(等價交換)이라는 경제학 용어가 있다. 가치가 서로 같은 상품과 상품, 또는 상품과 화폐가 교환되는 일. 무언가를 얻기 위해 그와 동등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정의다.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시간의 흐름에 얼마나 더 발전한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해 편안함을 줄지 모른다. 1970년대 개인 컴퓨터가 등장하고, 1981년 인터넷이 연결되고, 아이폰이 출시되며 시대별 놀라운 발견물로 인간의 삶은 점점 풍요하고 편해졌다. 그러나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고 사고하는 인공지능은 우리를 무섭게 한다. 결론적으로 AI는 많은 장점과 고려해야 할 잠재적 미래의 단점을 가졌다. 모든 기술이 양면성을 가지듯 위험과 이익이 있으며, 이익이 위험을 초과한다는 것을 보장하는 건 인간에게 달려 있다. AI가 윤리적이고 바르게 사용되도록 개인 기업 정부가 협력해 개인과 사회 전체를 보호하는 규정과 지침을 만들고 컨트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오직 인간만이 가진 생명의 존엄성과 절대적 가치를 지키며 AI가 주는 혜택을 누리며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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