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이 러 잔혹행위 엄호”... EU 손잡고 우크라에 무기 추가 지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흘간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한 20일(현지 시각)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을 발표하며 중·러 연대에 응수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불공정한 침략 전쟁이 계속 큰 인명 희생을 야기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 권한을 위임받아 3억5000만달러(약 4500억원) 규모의 미국 무기와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도록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번 추가 무기 지원 발표는 지난 17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우크라이나 측 카운터파트인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실장,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 발레리 잘루즈니 총사령관과 군사 지원을 위한 전화 회담을 한 지 사흘 만에 나왔다. 여기에는 고속 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하이마스)에 사용되는 공대공 정밀 유도 다연장 로켓(GMLRS), 곡사포용 155㎜ 포탄, 브래들리 장갑차 탄약과 고속 대(對)레이더(HARM) 미사일 등이 포함됐다.
블링컨 장관은 중·러 정상회담을 경계하는 메시지도 보냈다. 그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한 직후 시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했다는 사실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자행한 잔혹 행위를 규탄하는 대신 오히려 러시아를 외교적으로 엄호해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이 이번 방문을 계기로 자국이 제안한 평화 협상안에 따른 휴전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속 가능한 해법 없이 지금 휴전하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 자국군을 정비한 뒤 러시아에 유리한 시점에 다시 전쟁을 시작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외교·국방장관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에 앞으로 12개월에 걸쳐 155㎜ 포탄 100만발을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EU 회원국들이 지원한 누적 탄약 규모(약 35만발)의 3배에 육박하는 양이다. 탄약 지원을 위한 자금은 EU 정규 예산이 아닌 별도 기금인 유럽평화기금(EPF)에서 총 20억유로(약 2조8000억원)를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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