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원하는 건 YS 실용정신” [차 한잔 나누며]
“YS 저서 ‘우리가 기댈…’ 재해석
60여년 전처럼 전 세계 블록화
진영·이념 탈피… 미래 대비해야”
선거가 가까워지면 늘 ‘청년’이 정치권의 화두로 소환된다. 청년층의 표만 빼먹으려는 얄팍한 속내라는 비판 역시 반복되지만 최근에도 정치권은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 구애에 나섰다.
문민정부 출범 30년인 올해 ‘청년정치인 김영삼’이 썼던 책이 재출간됐다. 1964년 당시 35세였던 김 전 대통령은 미국 국무부 초청으로 4개월 동안 13개 자유세계 국가를 순방하고 소회를 담아 ‘우리가 기댈 언덕은 없다’를 출간했다.
최근 이 책을 당시 사진 자료와 함께 해설을 담아 새로 쓴 ‘YS 세계를 보다’를 펴낸 편저자 이동수 작가를 15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김영삼도서관에서 만났다. 그는 청년 싱크탱크 ‘청년정치크루’ 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이 작가는 “냉전이 지구를 지배하던 1964년에도 결국 세계를 움직이는 건 이념보다는 실리였다”며 “한·미·일 안보협력, 대북관계 등에서 정치권이 이념의 색안경을 벗고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이 직접 자유진영 국가들을 보니 결국 경제력이 우선이더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당시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동독의 반대에도 서독과의 교류를 확대하려 했던 것,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을 정식 국가로 승인해 외교를 추진한 것 등은 모두 자국의 이익을 추구한 행동이었다.
이 작가는 세계가 블록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책이 처음 나온 1964년과 지금이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당시에는 이념 등 정치적 논리에 의해서, 지금은 경제적 논리에 의해서 블록화가 진행 중”이라며 “이미 선진국 국민 사이에서는 세계화에 대한 회의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나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문민정부 30주년을 맞아 김 전 대통령을 재조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등 한국 사회에 필요한 개혁을 이뤄냈지만 임기 말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하나로 모든 공이 덮여 이제는 다시 평가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김 전 대통령은 이념·진영에 얽매이지 않고 당시 시대가 필요로 했던 것을 추진한 개혁가”라며 “우리도 지금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정치권에서 매번 말실수나 태도 등으로 논란을 만들어 말싸움하는데 그게 중요한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인공지능(AI)의 노동력 대체 문제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의 정치 세태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이 작가는 “청년들은 걸핏하면 종북을 주장하는 보수 진영에도 피로감을 느끼지만, 중국·북한 등에 할 말을 못 하는 진보진영에도 신뢰를 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2020년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 때 당시 모 의원이 ‘대포로 안 쏜 게 어디냐’라고 말했는데 그런 모습들을 (청년은) 한심하게 생각한다”며 “현 정부도 ‘무조건 전 정권 반대로’를 외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이 작가는 “정치권에서 툭하면 MZ세대니 청년 정치니 하는데 실용합리성이야말로 MZ세대가 추구하는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의 실용주의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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