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美반도체법 보조금 받으면 中 생산 5% 이상 확대 막혀

최지희 기자 2023. 3. 2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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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반도체 생산 지원금 수령 기업을 대상으로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 확대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보조금을 받을 경우 10년 동안 중국 내 공장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캐파)을 5% 이상 늘리지 못하게 된다.

미 반도체법에 따르면 미국의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10년 이내에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실질적으로 확장'(material expansion)하는 중대한 거래를 할 경우 보조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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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법 가드레일 세부 규정안 공개
선단공정, 구공정 모두 생산 확대 제한
국내 업계 “불확실성 해소에 의미”
삼성·SK하이닉스 “면밀히 검토해 대응할 것”
반도체법 별개 수출통제 조치는 발등의 불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칩을 들어 보이고 있다. /EPA

미국 정부가 반도체 생산 지원금 수령 기업을 대상으로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 확대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보조금을 받을 경우 10년 동안 중국 내 공장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캐파)을 5% 이상 늘리지 못하게 된다.

미국 상무부는 21일(현지 시각) 반도체법 지원금이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 용도로 사용되지 않도록 설정한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 장치) 조항의 세부 규정안을 관보 등을 통해 공개했다. 미 반도체법에 따르면 미국의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10년 이내에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실질적으로 확장’(material expansion)하는 중대한 거래를 할 경우 보조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

상무부는 이날 공개한 규정안에서 ‘실질적인 확장’을 양적인 생산능력 확대로 규정하고, ‘중대한 거래’ 규모를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로 정의했다. 이 거래 규모를 넘어설 경우 첨단 반도체 생산량은 5% 이상, 레거시(범용) 반도체 생산량은 10% 이상 늘리지 못하도록 했다. 규정안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반도체는 첨단 반도체에 속한다.

이번 규정안을 두고 국내 업계 일각에서는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데 대해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양국 정부의 협상을 통해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을 받더라도 당장 중국 공장을 가동하는 데엔 큰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최악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법과 별개로 작년 10월 7일 상무부가 발표한 수출통제는 여전히 국내 업계의 가장 큰 숙제로 남아있다. 미 상무부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통제 규제에 따르면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6㎚ 이하 로직칩을 생산할 수 있는 장비와 기술을 중국에 들일 경우 상무부의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실상 중국 반도체 공장 내 첨단 장비 업그레이드가 막혀 기업들은 중국에서 차세대 반도체를 만들 수 없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10월까지 1년간 규제 유예를 받았으나, 업계는 미국의 유예 조치가 길게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 정부의 제재 유예 조치가 극히 이례적인 일인 만큼 유예가 수년 이상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낸드플래시 전체 출하량 중 약 40%를 생산하고 있고, 쑤저우에서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도 D램 생산의 약 50%를 중국 우시 공장에서 만들고 있고, 지난해 인텔로부터 인수한 낸드플래시 공장도 중국 다롄에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나온 가드레일 세부 규정과 관련해 미국 정부 발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대응 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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