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도 가게도 “현금 사절”…씁쓸한 노령층

송정현 2023. 3. 2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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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현금 쓸 일이 거의 없죠.

아예 현금 쓸 수 없는 곳들도 많습니다.

버스, 커피, 무인가게들 카드만 받는 곳들이 즐비하죠.

그러다보니 현금 사용에 익숙한 일부 노령층들이 애를 먹고 있습니다.

송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시가 운영하는 현금 없는 버스입니다.

지난 1일 400여 대에서 약 1800대로 늘었는데, 현금만 갖고 버스를 탄 노년층은 당황하기 일쑤입니다.

[현장음]
"수고하십니다. 이거 현금인데….(안 돼요. 계좌이체 해주세요.)
아 계좌이체로요?"

모바일 송금이 익숙지 않은 노인들은 버스에서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정인종 / 서울 마포구]
"현금이 안 된다고 하니까 당황했지. 카드도 없고 이체할 줄 모르고 그래서 그냥 안 타고 내렸다 이거지."

유명 커피전문점과 멀티 플렉스, 프랜차이즈 식당에서는

현금 없는 매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카드로 결제하면 주문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현장음]
"저희가 현금 미운영 매장인데 혹시 다른 결제수단은 없으세요? (없는데…) 아 그럼 (현금으로) 주셔도 돼요."

[박노천 / 서울 용산구]
"현금은 자기가 가지고 다닐 때 딱 내놓으면 ‘아 이거 얼마다’ 해가지고 잡을 수 있잖아요. 나이가 먹을수록 계속 (디지털 이용이 어렵고) 하니까."

앞서 카페에선 직원에게 부탁해서 현금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확산 중인 무인 편의점은 카드 없이 매장에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지난해 무인 편의점 수는 3300여개로 2년 만에 약 여섯 배로 늘었습니다.

현금 없는 사회가 가속화되면 카드를 만들기 어려운 고령층 등 '금융 약자'들이 소외될 우려가 있습니다.

이에 미국 뉴욕시가 현금을 거부하는 매장에 최대 1500달러 벌금을 부과하는 등 선진국들은 '현금 결제권'을 보장하는 추세입니다.

채널A 뉴스 송정현입니다.

영상취재: 강승희
영상편집: 이승은

송정현 기자 ssong@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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