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개혁 우리는…] 지속성이냐, 노후보장이냐… 진전 없이 빈 수레만 요란
소득대체율·재정 두고 의견차
현안 토론회서 개혁안 공회전
내달 끝나는 특위 행보 '주목'



윤석열 정부 3대 개혁의 한 축인 연금개혁이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민간자문위가 초안 마련에 실패한 상황에서 국회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금개혁을 첫 주제로 국가현안 대토론회를 열었지만 쟁점을 좋고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전문가들은 보험료율 인상에는 공감하면서도 소득대체율 등을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연기금 '지속가능성'과 '노후소득보장'이 맞서면서 개혁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정부·정치권은 토론회에서 저출산·고령화 심화와 국민연금 기금의 2055년 고갈(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우려에 입을 모았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정치권이 눈앞에 다가온 선거를 의식해 연금 개혁을 망설일 수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민간전문가가 호되게 질책하고 반드시 해야 하는 책무임을 일깨워 정치권의 결단을 재촉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금개혁특위원장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다수의 국민들께선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큰 불신을 갖고 있다"며 "정치적 손익계산서를 따지고 어느 일방의 눈치만 봐서는 개혁의 적기를 놓치고 말 것"이라고 독려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기에 대해 "지난 제4차 재정계산(2057년)보다 2년 앞당겨졌다"며 "연금개혁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확 갈렸다. 일단 월 소득 9%에서 15년간 변동되지 않은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필요성 자체엔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보험료율 인상폭과 40%인 소득대체율 상향 여부, 만 65세인 지급개시연령 조정 여부 등 '모수개혁'부터 기초연금과 직역연금(공무원·사학·군인 연금)을 아우른 '구조개혁' 방안까지 의견이 팽팽했다.
이정은 국회예산정책처 추계세제분석실장은 발제에서 "연금개혁에 공짜는 없다"며 모수개혁 5개안을 제시하며 '보험료율 15%·소득대체율 40%' 안이 기금 소진시점 연장(2069년) 등 재정안정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또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의 형평성 차원에서 보험료율 15%에 소득대체율 40%또는 50%로 일치시키는 2가지 통폐합안(각각 2067년·2062년 기금소진)을 제시했다.
반면 연금특위 민간자문위에선 이견을 표출했다. 여당 추천 공동위원장인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제학과 교수는 연금개혁의 기본원칙으로 '정합성 있는' 노후보장 방안 구체화, 인구구조 변화 대응시스템 재구성을 강조해 재정안전론에 무게를 실었다.
미래세대와의 형평성, 경제적 현실 반영도 거론하는 한편 개혁 전제조건으로 연기금 운용 수익률 제고가 핵심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소득대체율을 더 이상 낮출 상황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대신 재정수지 적자 전환(2040년) 이전에 균형보험료율(소득대체율 40% 기준 17%) 조정을 끝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대수명 연장에 따라 지급개시연령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 영세자영업자 지원에 국고 투입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추천 공동위원장인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행 국민연금·기초연금으로 노후빈곤 예방이 어렵다며 공적연금 '보장성 강화론'을 띄웠다. 부과방식비용율 대신 'GDP(국내총생산)대비 연금지출비용', 누적 적자액대신 '연간 적자' 비율로 연기금을 보면 '재정 악화 심화' 인식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통계를 들어 한국의 공적연금 지급수준이 절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했다. 노후최저생활 보장을 위해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할 경우, 필요한 보험료율은 12% + 알파(α)라면서 12% 초과부분은 인상 범위와 과정을 사회적으로 합의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또 수급개시연령을 높이는 건 정년 연장이 전제돼야 한다며 반대했고, 납부 상한연령(59세) 상향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기초연금도 현행 월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봤다. 현재 일시금 수령이 지배적인 퇴직연금을 두고는 '이해관계자 합의'를 거쳐 준(準)공적연금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스란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5년마다 (국민연금) 건강검진만 하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데 제도화가 필요하다"며 "연금특위가 국조개혁 방향을 논의한다고 했기 때문에 모수개혁과 연계해 종합운영계획을 내겠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다음달 활동이 만료되는 특위 활동 연장을 시사했다. 그는 "다행히 대통령도 개혁 의지가 있고 민주당도 적극성을 갖고 있어 다음 연금개혁특위가 가동되면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르지 않겠느냐"고 낙관했다.
임재섭·한기호기자 yj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부자동네는 수명도 달라"…런던부촌 88세 vs 스코틀랜드 빈촌 76세
- 몰카 14대 설치 투숙객 100명 불법촬영한 30대…성관계 영상 보관
- 유시민, ‘노무현 檢 수사 회고록’ 이인규를 ‘더글로리’ 박연진에 빗댔다
- 80대 운전자 행인 치고 식당 `꽝`…1명 중상·7명 경상
- 손자 잃은 할머니 "SUV 급발진 누명 씌우지 말라…국과수 부실 조사"
- 원안위, 국내 최초 원전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원전 해체 시장 열렸다
- "선생님, 보험 안 돼도 로봇수술로 해주세요"…수술 로봇 수입 1년 새 57% 증가
- 트럼프, 이란과 핵협상 한다면서 무력충돌 가능성도 제기
- 하반기 산업기상도 반도체·디스플레이 `맑음`, 철강·자동차 `흐림`
- `6조 돌파`는 막아라… 5대은행, 대출조이기 총력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