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명 더 자른다”...해고 칼춤 추는 이 기업, 주가는 [월가월부]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입력 2023. 3. 21. 19:18 수정 2023. 3. 2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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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속도내는 美빅테크
아마존도 클라우드 직원 정리
주가는 실적 하락 우려에 ‘뚝’
신입·인사팀 직원 감원한 메타
비용절감 효과 기대로 주가 쑥
미국 아마존 본사 전경 [연합뉴스]
지난 1년간 미국 테크 기업이 10만명 가까운 직원을 해고한 가운데 메타에 이어 아마존도 1만명 수준의 2차 구조조정을 또 발표했다. 두 기업은 각각 2만명 넘는 직원을 해고한 셈인데 이같은 감원 발표에 메타 주가는 오른 반면, 아마존 주가는 하락했다. 최근 테크 기업의 감원은 일반적으로 인건비 축소·조직 효율화로 해석돼 주가에 긍정적이지만 아마존의 감원은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 및 광고 부문 중심이라는 점에서 충격으로 여겨진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직원 9000명을 내보내기로 했다. 작년 11월부터 올해 초까지 총 1만8000명의 직원을 떠나보낸 데 이은 두 번째 대규모 해고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아마존닷컴이 해고했거나 해고 예정된 인력은 총 2만7000명으로 전체 154만1000명의 1.8%에 해당한다. 최근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선 테크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앤디 제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20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앞으로 몇주 간 9000여명 이상을 해고하는 2차 운영 계획을 발표하게 됐다”며 이 같이 발표했다. 아마존에 따르면 해고 통지를 받게 될 9000여명의 직원들은 아마존웹서비스(AWS), 광고를 비롯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 부문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작년 11월 아마존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1만8000명을 해고한 바 있다. 당시 해고 대상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약한 부분이나 신사업 부문에 집중됐다. 소매부문을 비롯해 기기, 채용 및 인사 부문이었다.

제시 아마존 CEO는 “2차 운영 계획은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우선순위로 삼고 장기적으로 아마존 비즈니스의 건전성을 모색하는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의 경제적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좀 더 우리의 비용과 인력 규모를 날렵하게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아마존 본사 전경 [연합뉴스]
아마존의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가 감원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시장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아마존 주가는 1.25% 하락한 97.71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아마존의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인 AWS는 전세계 시장 점유율 32%로 1위다.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가 23%이고 3위 구글 클라우드는 10% 수준이다. AWS의 마진율은 30%에 달할 정도로 아마존의 ‘캐시 카우’로 여겨진다.

코로나19 이후 아마존의 주가는 사실상 클라우드가 이끌었다. 작년 4분기 AWS의 매출은 214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14%를 차지한다.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률은 그동안 30%는 가뿐히 넘겼으나 최근 둔화되고 있다. 작년 4분기 AWS의 성장률은 20%로 작년 3분기의 27%에 비해서도 감소했다.

그럼에도 클라우드의 전망은 밝다. 클라우드는 ‘챗GPT 열풍’ 속 생성 인공지능(AI)과 연관이 깊기 때문이다.

챗GPT의 등장은 더 높은 수준의 학습을 가능케한 알고리즘의 개발과 더불어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하드웨어의 발전, 그리고 초거대 규모 데이터 연산을 가능하게 한 클라우드컴퓨팅 인프라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AI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알고리즘이 고도화될수록 더 높은 수준의 하드웨어와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AI 밸류체인에 속해 있는 하드웨어, 인프라 기업들의 성장이 예상되는 이유다.

오동환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일부 기업들이 경기침체 우려로 클라우드 관련 비용을 줄였으나 결국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AI 컴퓨팅 수요 증가로 클라우드 시장의 고성장은 이어질 전망”이라며 “AWS는 가장 넓은 데이터센터 커버리지와 200개가 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AWS를 이용하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메타는 불과 일주일 전(지난 14일)에 1만명 추가 해고 계획을 밝혔는데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체 직원의 13%에 해당하는 1만1000 명 해고를 발표한 지 불과 넉 달만에 거의 비슷한 규모의 감원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2차 구조조정을 발표한 것은 메타가 처음이었는데 당시 주가는 하루만에 7.2% 올랐다.

아마존의 주가는 올해 들어 14% 올랐고 메타는 59% 올랐다. 물론 메타가 작년 1년 동안 주가가 65%나 빠졌고, 아마존은 이보다 적은 51% 하락하긴 했다.

구체적으로 메타는 신입사원 채용팀에서 맨 먼저 해고를 시작하고, 4월 말에는 기술그룹들에서 구조조정과 감원 계획을 실행하며, 5월에는 경영 관련 팀들에서 해고를 단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일부 프로젝트들을 폐기하고, 신규 채용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불안한 경기가 수년 동안 계속될 수 있다. 올해는 ‘효율의 해’가 될 것”이라며 “더 강하고 신속한 조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메타는 메타버스 투자 규모를 줄이기한 계획에 대해서도 시장으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메타는 지난 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NFT의 통합을 포기한다고 밝혀 사실상 메타버스 투자를 철회하기로 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분석가 데이빗 헤거는 메타가 최근 발표한 비용 절감 정책의 영향과 광고 수익이 안정화되고 있다며 메타의 이익 전망을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전엔 메타의 메타버스에 대한 낭비적 지출을 걱정했지만 지금은 비용 절감에 의한 ‘고무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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