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기시다, 내 기억엔 '독도·위안부' 언급한 적 없다"

노민호 기자 이창규 기자 이서영 기자 2023. 3. 2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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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6일 열린 한일정상회담 당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독도 영유권이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언급했는지 여부에 대해 "내 기억엔 (언급한 적) 없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기시다 총리가 한일정상회담 뒤 공동회견에서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小淵)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힌 데 대해선 "그동안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죽어 있었는데 25년 만에 다시 살려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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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상회담 의제 아냐… 만찬서 나왔단 얘기도 못 들어"
"'김대중-오부치 선언' 25년 만에 다시 살려내… 이행 촉구"
박진 외교부 장관. 2023.3.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이창규 이서영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6일 열린 한일정상회담 당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독도 영유권이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언급했는지 여부에 대해 "내 기억엔 (언급한 적) 없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독도나 위안부 문제를 (정상회담) 의제로 다룬 적 없다"며 이같이 답했다. 박 장관은 당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간 회담에 배석했다.

박 장관은 기시다 총리가 정상회담 뒤 윤 대통령과의 만찬 자리에서 관련 언급을 했을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도 "그런 얘기가 나왔다는 건 못 들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박 장관은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해봤느냐'는 이 의원의 물음엔 "직접 확인한 건 아니다"고 답했다. 다만 박 장관은 "그런 얘기(독도)가 나올 수 있는 분위기나 자리가 아니었다"며 "그런 일이 있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간 만찬이 이어지던 시간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과 별도로 만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앞서 16일 일본 도쿄시내 총리관저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을 위한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과 당국 간 협의체 재가동 등에 합의하고 이를 공동 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일본 측에선 '당국자'발로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2015년 한일위안부합의의 착실한 이행과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福島)산 수산물 수입규제 조치를 철폐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등의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는 보도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대통령실 제공) 2023.3.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에 우리 정부는 이번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한 일본발 '왜곡 보도'에 대해 "외교채널을 통해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임수석 외교부 대변인)고 밝혔다.

박 장관은 김상희 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도 "독도나 위안부 문제는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적 없다"며 "일본 말을 믿느냐, 한국 정부 말을 믿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가운데 박 장관은 기시다 총리가 한일정상회담 뒤 공동회견에서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小淵)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힌 데 대해선 "그동안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죽어 있었는데 25년 만에 다시 살려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10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가 채택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일컫는 말이다.

한일 간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켜가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된 이 선언은 일본의 과거사 인식을 포함해 총 11개 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특히 일본 측은 이 선언을 통해 과거 우리나라를 식민 지배한 데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의 사죄"를 이 선언에 담았다.

그러나 '역대 내각을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기시다 총리의 발언엔 한일 간 과거사 문제를 부정한 아베 신조(安倍晉三) 내각의 입장도 계승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무소속 의원 또한 이날 박 장관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일본의 역대 내각이 역사 인식을 발표한 것들 중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며 "앞으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한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일본이 충실하게, 그리고 일관되게 이행하도록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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