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 지키려고… 농심, ‘불구리’ 레시피 뜨자 상표 출원

BTS 멤버 정국이 공개한 '불구리'(붉닭볶음면+너구리) /위버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농심 제품 ‘너구리’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합한 ‘불구리’ 레시피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농심이 불구리 상표권 선점에 나섰다.

농심은 ‘불구리’와 ‘불그리’에 대한 상표 출원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불구리’는 접두사 ‘불’에 농심의 너구리를 결합한 단어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 경쟁사들이 제품을 출시해 상업적 이득을 취하는 것을 막고, 너구리 상표 보호를 목적으로 출원했다”며 “이는 기업들이 보호 차원에서 통상적으로 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방어 차원의 행위인 만큼 불구리와 불그리 이름을 딴 제품의 출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농심은 과거 ‘불파게티’, ‘불라면’ 등에 대해 상표 출원한 뒤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라면의 경우 작년 상표 출원한 29건 중 제품화한 사례는 2건뿐이다.

불구리가 입소문을 탄 건 BTS 정국이 지난 16일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해당 레시피를 공개하면서다. 이 레시피는 불닭볶음면 액상 소스와 너구리 분말 절반을 활용한 조리법이다. 레시피 공개 직후 소셜미디어에서 이 조리법이 크게 확산하자, 농심은 당일 발 빠르게 상표 출원을 냈다.

한편 너구리는 모디슈머(자신의 입맛에 맞게 요리해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소비자) 마케팅으로 성공한 대표 제품이다. 가장 많이 알려진 레시피가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합한 짜파구리다. 이 레시피는 MBC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와 영화 ‘기생충’에 나와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농심은 짜파구리에 대해 상표 등록을 하고, 실제 짜파구리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