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돈 나올곳" 증권사 가업관리 '大戰'

김명환 기자(teroo@mk.co.kr),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3. 21. 17: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상속증여·M&A·자금조달 등
중소·중견기업 오너家 관리
가업승계 공제한도 확대에
증권사 '패밀리오피스' 강화
삼성·미래에셋·한투·NH 등
회계·법무법인과 적극 협업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 모시기에 꽂힌 대형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 슈퍼리치(초고액 자산가)들의 가업승계나 기업 인수·합병(M&A), 자금조달 등을 겨냥해서다. 주식 호황기와 비교해 슈퍼리치들 눈길이 투자보다는 세금 관리, 나아가서는 승계·증여 등에 쏠리는 시기라는 점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사들은 슈퍼리치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는가 하면 회계법인 등과도 협업해 특별 관리에 나서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큰손' 고객들의 자산 배분, 상속·증여, 세제 등을 담당하는 종합적인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도 EY한영, 영앤진 세무법인과 가업승계컨설팅 관련 업무 제휴를 맺은 상태다. NH투자증권에선 3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슈퍼리치 자산 관리에 특화된 프리미어블루(Premier Blue)본부가 키를 쥔다. NH투자증권의 프리미어블루본부는 예치 자산이 100억원 이상인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컨설팅에 대한 수요가 있으면 증권사 PB와 세무사가 1차 상담을 하고 서류를 통해 응대하는데, 규모가 있고 깊이 있는 진행이 될 것 같다면 제휴 법인까지 함께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정KPMG와 지난해 말 슈퍼리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업무협약은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M&A를 비롯해 자금조달 시장 등을 공동 개발하고 관련 서비스 제공을 위한 마케팅도 함께 수행한다는 내용이다.

삼정KPMG 측은 "성장자본(Growth Capital) 조달과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시장에서도 협력하게 된다"며 "M&A 이후 기업을 매각한 오너는 매각대금을 한국투자증권 초고액 자산가 전담 조직 GWM(Global Wealth Management)의 컨설팅을 통해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매각부터 자산 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이 분야에서 꽤 잔뼈가 굵은 증권사들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011년 업계 최초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는데, 10년 뒤인 2021년엔 예탁금 10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한 '미래에셋세이지클럽 패밀리오피스'를 선보이며 변호사, 세무사, 부동산 전문위원 등 전문가들이 협업하는 시스템을 구성했다. 일단 내부 컨설턴트(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부동산 전문가)를 통해 가업승계·자산승계 컨설팅을 진행하고 추가적인 전문 컨설팅이 필요한 경우엔 제휴 업체와 협업으로 고객 컨설팅을 고도화하는 방식이다.

슈퍼리치 전문 증권사라면 삼성증권도 빼놓을 수 없다. 2010년 업계 최초로 초고액자산가 전담 점포를 열고 슈퍼리치 전용 SNI(Success & Investment) 서비스를 시작한 곳이다. 이 서비스를 기반으로 지난해 초에는 뉴리치 전담 영업조직인 'The SNI Center'를 열기도 했다. 제휴 회사들도 꽤 화려한데 고액자산가 관리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광장, 세종, 율촌, 태평양 등의 법무법인과 함께한다. 회계법인도 업계 1위인 삼일PwC 등 6곳에 달한다.

증권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실제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어서다. 크레디트스위스가 지난해 공개한 '글로벌 부 보고서 2022'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100만달러(약 13억원) 이상 자산을 가진 백만장자는 지난해 기준 129만명에 이른다. 이는 2020년 117만4000명 대비 10%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해부터 최대 공제 한도가 기존 5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높아지는 등 가업 상속과 관련한 공제 대상과 한도가 확대되면서 패밀리 비즈니스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회계업계 입장에선 증권업계와의 합종연횡으로 수요 확대를 노리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용어

패밀리오피스:가업승계, 사회공헌활동, 재단 설립 등 가문을 위한 일대일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 글로벌 자산 상속·증여 컨설팅의 강화 등도 포함된다.

[김명환 기자 / 차창희 기자 / 강인선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