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野 힘자랑…방송법·양곡법 줄줄이 단독강행
정순신 청문회도 단독의결
양곡관리법 23일 처리 압박
거부권 쳐다보는 與 무기력
거대 야당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각종 의안을 강행 처리하고 있어 여론의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여당은 대통령 거부권에 의지한 채 야당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하고 무기력을 표출하고 있어 이 또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열고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 등 관련 3법을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안건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이날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직회부 요구 안건 대상 3법은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으로 각각 KBS·MBC·EBS의 이사회 구성에 대한 법규를 개정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KBS는 11명, MBC·EBS는 각각 9명인 이사회 인원수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21명씩으로 늘어난다. 여당은 새롭게 이사 추천권을 얻게 되는 직능단체들이 친야당이나 친민주노총 성향으로 '언론노조 방송장악법'이라며 이에 반대해왔다.
이날 오후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여당 의원들은 법제사법위원회를 패싱하고 이 법안들을 본회의에 직회부해선 안 된다며 야당을 비판했다.
반면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위원들 의견을 백번 반영해서 기다리고 기다렸던 것인데 아무런 당론도, 국민의힘 의견을 취합한 법안도 만들어 오지 않으면서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이런 떼쓰기는 좀 그만하라"고 맞대응했다.
결론이 나지 않자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토론 종결을 선언한 뒤 표결을 개시했고, 여당 의원들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남은 민주당 의원 11명과 박완주 무소속 의원까지 12명이 무기명 투표를 했고, 전원 찬성으로 본회의 직회부 요구 건이 통과됐다.
의결 후 정 위원장은 "국회법 49조는 국회 의사결정은 다수결로 하라고 적혀 있다"며 "총선 때 한 표라도 한 석이라도 더 얻고자 하는 것은 헌법에서 규정된 국회의 의결 방법, 다수결 원칙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진상조사를 위한 청문회도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청문회는 오는 31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항의한 후 퇴장해 표결에 불참했다.
청문회 증인으로는 정 변호사, 서울대 입학본부장, 민족사관고등학교·반포고등학교 교장, 정 변호사 사법연수원 동기로 전학 취소 행정소송을 대리한 변호사 등이 채택됐다. 유기홍 교육위원장은 "만약 정 변호사의 불참 의사가 확인된다면 부인이나 자녀도 증인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날 저녁에 열린 안건조정위원회와 관련해 여야 간 충돌이 있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이 여야 합의 없이 청문회를 강행하려 한다며 안건조정위 구성을 요청했는데, 야당이 여당 불참 속에 안건조정위를 열어 청문회 실시의 건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교육위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안건조정위는 서로 충돌하는 의견 때문에 숙려기간을 두고 절충점을 찾으라고 만든 제도"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은 여야 협의가 평행선을 달리는 양곡관리법에 대해서도 23일 당 수정안으로 본회의 처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위성곤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들과 간담회가 종료된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의) 2차 중재안은 실질적으로 의무 매입을 하지 말자는 안과 동일하다"며 "(민주당이) 수정한 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위 원내수석부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대해 "방법이 없다"면서 "다시 발의하고 재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 이호준 기자 / 위지혜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3000만원에 이만한 車 없다”…7년 품질내공, 말썽없는 갓성비 SUV [카슐랭] - 매일경제
- 오죽 급하면 30만원에 ‘알몸 대출’…문턱 높아진 급전 시장 - 매일경제
- 정용진도 인증샷 올려…아침부터 주차장 만석 ‘핫플’ 가보니 [르포] - 매일경제
- 대한항공 기내 실탄 반입 용의자 누군가 했더니...70대 미국인 남성 - 매일경제
- 은행만 돈잔치 하는게 아니네…연봉 1억원 넘는곳 ‘수두룩’ - 매일경제
- “다리 후들, 심장 벌렁”…5성호텔 화장실서 여배우 ‘공황발작’ - 매일경제
- 편의점서 삼겹살을…열흘만에 천마리 분 팔아 - 매일경제
- 한강에 떠서 노들섬 감상해볼까...이촌에 덴마크식 부유 수영장 - 매일경제
- 한국서는 야식으로 인기인데…이집트 국민 분노케한 음식의 정체 - 매일경제
- 귀화선수 오주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이종세 칼럼]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