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주주환원 확대에도 주가는 내리막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3. 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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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상승 직격탄
작년 영업익 55% 줄어
보름새 주가 13% 하락
자사주 1천억 소각기로

금호석유 주가가 잇단 주주환원 정책과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에도 보름 새 10% 이상 하락했다. 미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전 세계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데다 단기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금호석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4% 내린 1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일에는 주가가 16만3000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보름여 만에 13% 넘게 하락한 셈이다.

금호석유의 부진한 주가 흐름은 단기적으로 좋지 않은 실적 전망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경기 개선세에 고무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익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된 제품인 합성고무 등 가격은 연초 대비 올랐으나 원재료인 부타디엔 가격 상승이 이를 상회해 마진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정 연구원은 "주요 전방산업인 타이어의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보여 이익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제품) 시황의 본격적인 개선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며 "중국 수요 회복 영향이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시기는 하반기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호석유는 벤젠, 프로필렌 등 기초유기화합물을 원료로 합성고무나 합성수지를 만드는 기업이다. 합성고무는 타이어, 신발, 장갑 등을 만드는 데 쓰이고 전체 매출액의 50%를 차지한다. 합성수지는 전자제품 또는 자동차 부품, 건자재에 주로 쓰이며 전체 매출액의 31.3%가 합성수지에서 발생한다.

금호석유는 특히 수출 비중이 66%로 높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합성고무 사업부 매출액의 40% 이상이 나왔고, 중국에서는 합성수지 사업부 매출액의 36%가 나왔다.

금호석유는 2021년까지 높은 수익성을 지속했다. 말레이시아와 태국 장갑 업체들에서 코로나19로 장갑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적으로 완화되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수익성과 함께 주가가 하락했다. 지난해 금호석유는 연결 기준 매출액 7조9756억원, 영업이익 1조147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55% 감소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금호석유의 주요 제품 수요가 구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갑 수요는 조정 기간 후 아시아 및 신흥 시장의 위생, 의료, 기타 수요 증가로 견고한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주원료로 제조되는 이중합성고무(EPDM)도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EPDM은 자동차 부품에 주로 쓰이는 고기능성 특수 합성고무로 내열성, 내오존성, 내약품성 등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원은 "러시아 합성고무 수출제한 및 최근 몇 년 동안 설비 합리화로 견고한 수급이 지속되고 있다"며 "세계 EPDM 시장 규모는 2027년까지 246만t으로 연평균 6.5%씩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주가의 추가 하락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는 지난해 9월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데 이어 이날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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