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쓰린 아마존, 웃는 메타 … 같은 해고인데 주가 엇갈렸다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2023. 3. 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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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빅테크 구조조정 바람 속
클라우드 직원 자른 아마존
실적 감소 우려에 주가 하락
신입·인사팀 내보낸 메타는
경영비용 절감 긍정적 평가
올해 들어 주가 58.6% 상승

지난 1년간 미국 테크기업이 10만명 가까운 직원을 해고한 가운데 메타에 이어 아마존도 1만명 수준의 2차 구조조정을 또 발표했다. 두 기업이 각각 2만명 넘는 직원을 해고한 셈인데, 이 같은 감원 발표로 메타는 주가가 오른 반면, 아마존 주가는 하락했다. 최근 테크기업 감원은 일반적으로 인건비 축소·조직 효율화로 해석돼 주가에 긍정적이지만 아마존의 감원은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와 광고 부문 중심이라는 점에서 충격으로 여겨진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직원 9000명을 내보내기로 했다. 작년 11월부터 올해 초까지 직원 총 1만8000명을 떠나보낸 데 이은 두 번째 대규모 해고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아마존닷컴이 해고했거나 해고가 예정된 인력은 총 2만7000명으로 전체 30만명 정직원의 9%에 해당한다. 최근 구조조정에 나선 테크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앤디 제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앞으로 몇 주간 9000명 이상을 해고하는 2차 운영계획을 발표하게 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아마존에 따르면 해고 통지를 받게 될 직원 9000여 명은 아마존웹서비스(AWS), 광고를 비롯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 부문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작년 11월 아마존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만8000명을 해고한 바 있다. 당시 해고 대상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약한 부문과 신사업 부문에 집중됐다. 소매 부문을 비롯해 기기, 채용 및 인사 부문이었다. 제시 CEO는 "2차 운영계획은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우선순위로 삼고 장기적으로 아마존 비즈니스의 건전성을 모색하는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의 경제적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우리 비용과 인력 규모를 좀 더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가 감원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시장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아마존 주가는 1.25% 하락한 97.71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아마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서비스인 AWS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 32%로 1위다.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로 23%이고, 3위 구글 클라우드는 10% 수준이다. AWS 마진율은 30%에 달할 정도로 아마존의 '캐시카우'로 여겨진다.

코로나19 이후 아마존 주가는 사실상 클라우드가 이끌었다. 작년 4분기 AWS 매출은 214억달러로 전체 매출에서 14%를 차지한다. 클라우드 사업 성장률은 그동안 30%는 가뿐히 넘겼으나 최근 둔화되고 있다. 작년 4분기 AWS 성장률은 20%로 작년 3분기(27%)에 비해서도 감소했다.

그럼에도 클라우드는 전망이 밝다. 클라우드는 '챗GPT 열풍' 속 생성 인공지능(AI)과 연관이 깊기 때문이다. 챗GPT 등장은 더 수준 높은 학습을 가능하게 한 알고리즘 개발과 더불어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하드웨어 발전, 그리고 초거대 규모 데이터 연산을 가능하게 한 클라우드컴퓨팅 인프라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AI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알고리즘이 고도화될수록 더 높은 수준의 하드웨어와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AI 밸류체인에 속해 있는 하드웨어, 인프라 기업들 성장이 예상되는 이유다.

오동환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일부 기업이 클라우드 관련 비용을 줄였으나 결국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AI 컴퓨팅 수요 증가로 클라우드 시장은 고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메타는 불과 일주일 전(14일)에 1만명 추가 해고 계획을 밝혔는데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체 직원 가운데 13%에 해당하는 1만1000명 해고를 발표한 지 불과 넉 달 만에 거의 비슷한 규모로 감원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2차 구조조정을 발표한 것은 메타가 처음이었는데 당시 주가는 하루 만에 7.2% 올랐다. 아마존 주가는 올해 들어 14% 올랐고, 메타는 59% 올랐다. 물론 메타가 작년 1년 동안 주가가 65%나 빠졌고, 아마존은 이보다 적은 51% 하락하긴 했다.

메타는 신입사원 채용팀에서 맨 먼저 해고를 시작하고, 4월 말에는 기술그룹들에서 구조조정과 감원계획을 실행하며, 5월에는 경영 관련 팀들에서 해고를 단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일부 프로젝트를 폐기하고, 채용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불안한 경기가 수년 동안 계속될 수 있다. 올해는 '효율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는 메타버스 투자 규모를 줄이기로 한 계획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메타는 지난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대체불가토큰(NFT) 통합을 포기한다고 밝혀 사실상 메타버스 투자를 철회하기로 했다.

데이비드 헤거 에드워드존스 분석가는 "메타가 최근 발표한 비용 절감 정책에 따른 영향과 광고 수익이 안정되고 있다"면서 메타의 이익 전망을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전엔 메타의 메타버스에 대한 낭비적 지출을 걱정했지만 지금은 비용 절감으로 고무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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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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