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더 내야 맞지만"…인상 폭·소득대체율엔 이견
김용하 "보험료율 올려 기금 2100년까지 연장"
김연명 "소득대체율 높여야…퇴직·개인도 공적 영역에"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회가 21일 마련한 연금 개혁 토론회에서 국민연금을 더 내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이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현행 40%인 소득대체율부터 기초·직역연금 개혁까지 각론에서 견해차를 보였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 공동위원장인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노인인구 부양비율이 다른 어떤 나라에 비해 크게 높아 국민연금을 적립기금 없이 운영하면 미래 세대 부담이 과중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의 적립 방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급 부담 구조를 균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 김 교수는 시점(timing)이 중요하다며 “재정수지 적자가 되는 2040년 전에, 보험료 납입이 가능한 경제활동인구가 다수일 때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민간자문위 또 다른 공동위원장인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심각한 이유는 국민·기초연금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라며 “노후빈곤을 예방하려면 연금의 소득 보장을 강화해야 한다”고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향상을 역설했다.
김연명 교수는 소득대체율을 50%로 상향하는 데 필요한 보험료율이 12%+알파(α)로 봤다. 그는 “α는 적립금의 축적 정도, 기금 소진 시점 등을 참고해 인상 범위와 과정을 사회적으로 합의하면 된다”고 했다. 연금 수급 연령은 그대로 둬야 한다고 부연했다.
두 공동위원장은 내는 보험료 총액 대비 받는 연금 총액 비율을 나타내는 수익비가 최소 1 수준에서 지켜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소득대체율 조정 없이 보험료율만 올리면 고소득층 수익비가 1 이하로 내려가 국민연금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김연명 교수)며 “전 소득계층 수익비를 1 이상이 되도록 산식을 조정해야 한다”(김용하 교수)고 판단했다.
김원섭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이미 퇴직연금이 있고, 국민연금에 자영업자도 포함하고 있어 보험료율이 12% 이상으로 오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권문일 국민연금연구원장은 “국민연금 재정추계를 형식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그에 맞는 보험수지를 계산해 보험료율을 인상해야 한다”며 “실질투자수익률도 현재 추정치 2.5%에서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민연금 외 다른 연금제도에 대해 김용하 교수는 “기초연금도 정권 바뀔 때마다 10만원씩 올리는 것은 미래세대에 바람직하지 않고 국민연금과의 정합성을 고려해 만들어져야 한다”며 “직역연금도 재정안정과 연금 간 형평성 측면에서 국민연금 개혁에 준하는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연명 교수는 2021년 기준 △국민연금 49조4000억원 △직역연금 24조6000억원 △퇴직연금 56조4000억원 △개인연금 29조7000억원 등으로 구성된 공사 연금제도의 보험료 규모를 언급하면서 “퇴직연금은 중간 정산하고 개인연금은 10년 후 유지율이 30%로 떨어지는 등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직역연금 보험료율을 아무리 올려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퇴직연금의 준공적연금화 방안을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 함께한 김진표 국회의장은 “정치권이 눈앞에 다가온 선거를 의식해 연금 개혁을 망설일 수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민간전문가가 호되게 질책하고 반드시 해야 하는 책무임을 일깨워 정치권의 결단을 재촉해야 한다”며 연금 개혁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연금개혁특위 위원장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다음달 활동이 만료되는 특위 활동 연장에 무게를 두며 “다행히 대통령도 개혁 의지가 있고 민주당도 적극성을 갖고 있어 다음 연금개혁특위가 가동되면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르지 않겠느냐”고 낙관했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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