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메피스토=현대인 속마음” ‘파우스트’ 꿰뚫은 인간의 본성(종합)

박수인 2023. 3. 2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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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글 박수인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연극 '파우스트'가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연극 '파우스트' 연습실 공개가 3월 2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리허설룸에서 진행됐다. 이날 연습실 공개에는 파우스트 역의 유인촌, 메피스토 역의 박해수, 젊은 파우스트 역의 박은석, 그레첸 역의 원진아를 비롯한 전 출연진이 연습 시연을 선보였고 양정웅 연출이 참석,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파우스트'는 독일 문호의 거장 괴테 인생 역작으로 선악이 공존하는 인물 파우스트가 악마 메피스토와 영혼을 건 거래로 인해 펼쳐지는 스토리. 인간이기 때문에 갖는 한계와 실수 앞에서 좌절하던 인물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사람 이 되고자 노력하는 내용을 이야기한다.

연출을 맡은 양정웅은 고전물을 재해석한 것에 대해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서 인간의 본성을 잘 다루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고 있다. 200년 전의 인간과 현재의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인간 원형의 본질적 모습을 잘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200여 전에 쓴 대사들이지만 메피스토가 비록 악마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의 마음인 것 같다. 특별히 악마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현대인의 속마음을 그대로 꿰뚫어보지 않았나 한다. 그것이 현재 시대와 연결돼 있는 것 같다. 인간의 욕망이라는 게 브레이크 없이 달리게 되는데 현대의 물질, 유혹에 많이 노출돼있지 않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인간의 모순을 괴테가 잘 그렸다고 생각한다. 메피스토 대사 중에 현대인의 고민을 정확하게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느낀다. 그런 부분에서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출 계획도 밝혔다. 양정웅은 "조금 어린 시절에는 뭘 많이 넣어서 하는 걸 좋아했는데 점점 덜어내기 시작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우스트'는 시공간이 많이 변해서 그걸 다 리얼하게 설명할 순 없다. 보시면 알겠지만 판타지이다. 리얼한 세트보다는 초현실적이고 상상과 현실이 어우러져 있는 공간으로 연출했다. 공간을 연극적으로, 상상력을 더해서 다양하게 펼쳐보려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은 디지털 시대이지 않나. 아날로그의 연극과 디지털 무대가 어떻게 만날까 고민하고 있다. 거대한 XR 스크린을 가져와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상상의 공간을 표현하려 한다. 예술적이면서도 상상력이 발휘된 무대를 연출하려 계획하고 있다"고 해 기대감을 높였다.

파우스트 역의 유인촌은 "연극 자체가 시대의 거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파우스트'도 우리 시대를 반영하고 비추어주는 거울 역할을 한다고 본다. 특히 괴테가 이 작품을 쓸 때 이미 과거의 얘기를 끌고 와서 현재의 얘기를 한 것이지 않나. 결국 미래를 보여주는 연극이다. 250년 전에 쓴 작품이지만 앞으로의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든지, '멈추어라 순간이여 너는 참 아름답구나'라는 대사를 통해 현재에 대한 통찰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1997년도 메피스토 역을 맡았던 유인촌은 이번에 파우스트 역을 맡게 됐다. 유인촌은 이번 작품에서 메피스토 역을 연기할 박해수에 대해 "그때는 과거고 구닥다리라고 표현할까. 지금은 굉장히 현대적이다. 서로 조금씩 조언하고 도움되는 말을 하지만 저의 과거 경험이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 이 시대에 맞게 새롭게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큰 포괄적인 느낌이라고 하더라도 박해수 배우가 노력에 의해 잘 만들고 있다. 저는 옆에서 가끔 얘기하는 정도이다"고 전했다.

박해수는 "선생님께서 연습실 오시면 다른 말씀 보다는 뛰자고 하시면서 작품에 대한 얘기를 하도록 열어주셨다. 메피스토에 대한 얘기를 포괄적으로 해주셨던 것들이 이제서야 그 말씀이었구나 느낀다. 파우스트에 대한 공감에 대해 많이 얘기해주셨다. 선생님은 지치지 않고 뛰어주시고 대사 맞춰주시는 동료이자 선배님"이라며 유인촌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젊은 메피스토 역을 맡은 박은석은 유인촌과 2인 1역을 선보인다. 박은석은 "(유인촌) 선배님께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 1막에서 선배님이 쭉 이끌어 와주시는데 제가 2막에서 코를 빠뜨리면 안 되니까 많이 보고 시도하고 있다. 선배님이 다양한 시도를 해주시고 다양한 생각을 해주시니까 따라가려고 하고 있다. 고민하는 만큼 깊은 다른 해석이나 연기들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날까지 계속 허우적대려고 한다. 또 배우들끼리 서로 서포트해주는 게 연극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작품에 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인촌과) 싱크로율을 맞춘다기 보다는 작품 안에서 파우스트는 하늘의 모든 지식을 원하면서도 지상의 쾌락을 얻고 싶어하는 인물인데 저는 쾌락을 좇는 젊은 파우스트를 맡았다.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함께 같이 고민하고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며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한편 '파우스트'는 오는 31일부터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4주간 유인촌,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 원 캐스트로 공연된다.

뉴스엔 박수인 abc159@ / 유용주 y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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