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으로 직장생활 알려주는 TV[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3. 3. 2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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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S-MBN 예능 ‘오피스 빌런’ 포스터. 사진 채널S-MBN



직업을 갖고 회사에 출근하는 현대인이라면 가정에 있는 시간보다 직장에 있는 시간이 훨씬 길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시대가 끝나고 다시 출근의 시대가 왔다. 이와 더불어 사회생활을 다시 알려주는 콘텐츠가 번성 중이다.

직장 내 갑질, 각종 권력관계, 사내정치 등의 소재는 과거 ‘미생’에서부터 ‘유니콘’ ‘가우스전자’ ‘좋좋소’에 이어 최근 JTBC ‘대행사’처럼 드라마의 형태로 그려졌다. 그리고 최근에는 조금 더 소재를 뒤틀어 예능의 형태로 ‘웃음 소재’로서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일 첫 방송 된 채널S와 MBN 공동제작 예능 ‘오피스 빌런’은 본격적으로 직장 내 다양한 문제들을 다뤘다. ‘사내 꼴불견 클리닝 프로젝트’를 표방한 프로그램은 사전 취재를 통해 수집된 다양한 사연을 전하면서 이에 ‘빌런 감별단’으로 출연하는 일반 직장인들의 증언이 더해졌다.

tvN 예능 ‘서진이네’ 포스터. 사진 tvN



여기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나해란이 ‘빌런 심리 전문가’로 출연해 이 빌런들의 심리를 분석한다. 지난 첫 회에는 ‘갑질을 일삼는 부장님’ ‘사무실에서 성인용 영상을 보는 과장님’의 사연이 등장했다. ‘빌런 감별소’ 코너에서는 축의금이 적다고 표현한 동료, 하루종일 자막체로 이야기하는 신입 등의 사연이 올라와 과연 빌런인지 아닌지 감별하는 내용도 방송을 탔다.

‘오피스 빌런’의 사회생활의 다양한 요소가 스튜디오와 ENG 촬영물이 포함된 세트 구성이라면 tvN 예능 ‘서진이네’는 리얼리티 오피스 드라마와 같다.

지난달 24일 방송을 시작한 ‘서진이네’는 나영석PD의 주요 연출작인 ‘윤식당’의 스핀오프 버전으로 윤여정을 제외한 윤식당의 주요 구성원들이 멕시코의 칸쿤에서 분식집을 열어 운영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쿠팡플레이 예능 ‘SNL 코리아’의 ‘MZ 오피스’ 코너 한 장면. 사진 쿠팡플레이 방송화면 캡쳐



원래의 ‘윤식당’은 세계에 한식의 정갈함과 창의성을 전달하고 세계인들에게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이서진이 사장이 되면서 콘셉트가 바뀌었다. 경영학과 출신으로 수익에만 집착하는 사장과 그 밑에 직급별로 구분된 사원들이 사회생활의 축소판을 경험하는 ‘오피스 예능’의 색감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서진은 각종 경영수완을 발휘해 가게를 운영하지만, 이는 직원들의 피로로 이어지고, 노조를 결성하자는 이야기에 “직원들을 간부로 승진시킬 거야. 간부는 노조 못 해”라는 이서진의 대응으로 이어진다. ‘윤식당’과 다르고 서로 눈치를 보고, 권력관계의 장단점을 몸소 맛보는 그림이 이어지면서 과거 시리즈와 차별화를 꾀했다.

이외에도 올 초까지 방송된 쿠팡플레이의 ‘SNL 코리아’에 등장하는 ‘MZ 오피스’ 코너 역시 사회생활의 축소판을 보여준다. 이 코너는 MZ세대로만 이뤄진 사무실에서 최근 각종 직장에서 새로운 고민거리로 부상한 신입들의 기세를 보여준다.

과거 비슷한 형태의 콩트에서 당당한 신입을 연기하던 주현영이 선배가 되고 그보다 더욱 자유로운 직장생활관을 가진 김아영이 신입으로 들어오면서 MZ세대도 선배가 되면 이른바 ‘꼰대’가 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이 코너는 극의 형태로 최근 사회생활의 양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다른 콘텐츠와 다르다.

이는 새로운 세대가 직장인의 주된 구성원으로 올라서면서, 상대적으로 윗세대에 비해 사회생활보다는 개인생활을 앞세우는 새 세대가 기존의 시스템과 부딪쳐 일어나는 파열음에 집중한다. 거기다 재택근무의 활성화로 더욱 파편화된 직장생활의 양상이 출근 시대를 맞아 다시 회사근무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부적응, 부조화에도 집중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직장이, 가정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직장이나 사회생활에 비해 소재로서 발굴이 덜 됐다는 점이 많은 예능에서 사회생활을 다루는 이유로 꼽힌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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