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강 생존 '물곰', 온도 민감한 의약품 유통 '실마리'

윤영혜 기자 2023. 3. 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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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500만년전 거대한 운석이 지구에 떨어지자 지상에 있던 공룡과 많은 동식물이 사라졌다.

완전히 건조한 환경, 모든 분자 운동이 멈추는 영하 273도, 높게는 149도까지 견뎌내고 인간의 방사성 피폭 치사량(5Gy)의 1000배에 노출돼도 살아남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스비 교수는 "연구 결과는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 및 기타 생체 분자를 냉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안정적인 상태로 전세계 오지와 개발도상국에 안전하게 유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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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디그레이드. 네이처 Eye of Science/Science Photo Library 제공

약 6500만년전 거대한 운석이 지구에 떨어지자 지상에 있던 공룡과 많은 동식물이 사라졌다. 극한의 환경 속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은 동물도 있다. 아비 로에브 미국 하버드대 천체물리학 교수는 2017년 7월 14일자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천체 물리학 사건에 대한 생명체의 회복력' 연구에서 '타디그레이드(Tardigrade)'의 생명력에 대해 본격 소개했다.

길이가 0.5mm도 안 되는 타디그레이드는 '물곰'이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하다. 먼지 진드기만한 크기지만 무려 4만 개의 세포로 이뤄져 있다. 5억3000만년전부터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까지 1150종이 발견됐다. 완전히 건조한 환경, 모든 분자 운동이 멈추는 영하 273도, 높게는 149도까지 견뎌내고 인간의 방사성 피폭 치사량(5Gy)의 1000배에 노출돼도 살아남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연구에서는 타디그레이드가 만들어내는 '트레할로스'라는 당과 'CAHS D'라는 단백질이 극한 환경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비결인 것으로 확인됐다.

토머스 부스비 미국 와이오밍대 분자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타디그레이드의 단백질을 정제해 혈액 응고 인자를 안정화하는 데 성공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20일(현지시간) 게재했다.  

혈우병은 선천적으로 혈액 응고 인자가 결핍돼 나타나는 출혈성 질환이다. 8인자는 혈액응고인자 중 가장 결핍이 흔한 인자다. 8인자는 유전 질환과 극심한 출혈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으로 쓰이지만 불안정하다는 심각한 단점이 있다. 정해진 온도 범위가 아니면 분해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타디그레이드의 트레할로스와 CAHS D의 생물물리학적 특성을 미세 조정한 뒤 적용시켜 8인자를 안정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반복적인 탈수·재수화(수액을 공급해 탈수를 해소하는 것), 극심한 열, 장기적인 건조 등 혹독한 조건에서도 8인자가 안정적으로 보관됐다.

연구팀은 백신, 항체, 줄기세포, 혈액 및 혈액제제 등 생물체에서 추출한 의약품에도 동일한 방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스비 교수는 "연구 결과는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 및 기타 생체 분자를 냉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안정적인 상태로 전세계 오지와 개발도상국에 안전하게 유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와이오밍대 분자생물학과 연구진. 토머스 부스비 교수 제공

[윤영혜 기자 y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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