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역전승 발판 놓은 오타니 “무라카미 믿었다…결승에선 불펜 대기”

박강현 기자 2023. 3. 21. 15: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 야구대표팀의 투타(投打) 겸업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9·LA에인절스)가 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하고 포효했다.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가 21일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멕시코와 벌인 2023 WBC 4강전에서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친 뒤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하는 모습. /UPI연합뉴스

일본은 21일 멕시코와 벌인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전(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9회말 극적인 역전타에 힘입어 6대5 신승을 거두며 대회 결승전에 진출했다.

역전 드라마의 중심엔 만화 야구의 주인공 오타니가 있었다.

4-5로 끌려가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히오바니 가예고스(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속 140km 초구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쳤다.

방망이를 돌린 순간 장타임을 직감한 오타니는 1루를 밟기 전에 쓰고 있던 헬멧이 주루 과정에 방해가 됐는지, 이를 집어 던지고 전력 질주해 2루까지 갔다. 순식간에 득점권에 진입한 오타니는 일본 더그아웃을 향해 두 팔을 연신 흔들어 댔고 마지막엔 포효하는 격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오타니 쇼헤이가 21일 멕시코와의 WBC 4강전에서 9회말 2루타를 친 뒤 주루 과정에서 쓰고 있던 헬맷을 벗어 던지는 모습. /USA투데이연합뉴스

경기 중 좀처럼 동요하지 않고 늘 ‘포커 페이스’를 보이는 오타니에게서 나온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그가 얼마나 이번 WBC를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후 요시다 마사타카(30·보스턴 레드삭스)가 볼넷을 골라 출루한 뒤 대주자 슈토 유쿄(27·소프트뱅크 호크스)와 교체돼 무사 1·2루 상황이 만들어졌고, 무라카미 무네타카(23·야쿠르트 스왈로스)가 좌중간을 갈라 펜스를 때리는 2루타를 뽑아내 6대5 역전승이 완성됐다. 오타니의 2루타와 포효가 역전승을 위한 시발점이 된 것이다.

경기 뒤 오타니는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까지 힘든 경기가 될 줄은 몰랐다”면서 “(WBC 대회 내내 부진했던) 무라카미가 힘들었을 텐데 마지막에 정말 좋은 스윙을 했다. 내가 출루만 하면 무라카미가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무라카미를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지난해 NPB(일본 프로야구)에서 56홈런을 날린 무라카미는 9회 마지막 타석 전까지 이번 대회에서 홈런 없이 타율 0.190(21타수 4안타)으로 극도로 부진했다. 이날도 삼진만 3개 당하는 등 침묵하는 듯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터뜨리면서 그동안의 비판도 날려 버렸다.

일본의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21일 멕시코와 벌인 2023 WBC 4강전에서 끝내기 2루타를 뽑아낸 뒤 기뻐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오타니는 22일 미국과 벌이는 결승전에서 불펜 투수로 대기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는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상대를 만난다”면서 불펜 투수로 등판할 것인지에 대해선 “그렇다. 일본 대표팀 모두가 몸이 가루가 되도록 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대 야구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투타 겸업’을 소화하며 2021시즌에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AL) MVP를 받은 오타니는 이번 WBC에서도 투수와 타자로 동시에 출격해 만화 같은 야구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투수로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2.08 탈삼진 10개, 타자론 타율 0.450(20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 1도루로 맹활약 중이다.

일본 야구대표팀이 21일 WBC 4강전에서 멕시코를 꺾고 기뻐하는 모습. /USA투데이연합뉴스

일본은 오는 22일 같은 장소에서 직전 대회 우승국인 미국과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2006, 2009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일본은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정조준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