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역전승 발판' 오타니, 미국과 WBC 결승전 마운드 오른다
일본은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대회 4강전에서 9회말에 터진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의 2타점 역전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6-5로 승리했다.
마지막 끝내기안타는 무라카미가 터뜨렸지만 그 밥상을 깔아준 주인공은 오타니였다. 오타니는 4-5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멕시코 마무리투수 지오반니 가예고스(세인트루이스)의 초구 체인지업을 우중간 2루타로 연결했다.
오타니는 전력질주로 2루까지 내달린 뒤 더그아웃을 향해 두 팔을 흔드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평소 차분한 성격으로 세리머니를 크게 하지 않는 오타니임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그만큼 분위기를 끌어올려 승리를 일궈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일본은 오타니가 2루에 나간 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의 볼넷을 더해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결국 무라카미가 가운데 펜스를 직격하는 끝내기 안타로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여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했다.
무라카미가 친 공이 안타임을 직감한 오타니는 뒤로 돌아보지 않고 홈으로 전력 질주했다. 이어 1루 대주자 슈토 유쿄(소프트뱅크)까지 끝내기 득점을 올리는 순간 동료들과 함께 얼싸안고 펄쩍펄쩍 뛰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4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한 오타니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가 출루만 하면 무라카미가 쳐줄 것으로 기대했다”며 “무라카미가 힘들었을텐데 마지막에 정말 좋은 스윙을 했다”고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일본은 미국과 22일 론디포파크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결승전에서도 미국을 이기면 1, 2회 대회에 이어 14년 만에 통산 3번째 WBC 우승을 달성한다.
관심은 오타니가 과연 투수로도 나올 것인가에 쏠린다. 오타니는 이탈리아와 8강전 선발 등판을 끝으로 더이상 투수로 공을 던지지 않고 지명타자로만 나설 계획이었다. 이달 31일 개막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전의 소속팀 LA에인절스 선발투수로 일찌감치 낙점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타니는 결승에서 불펜 투수로 공을 던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결승에서 불펜투수로 나서고 싶다”며 “일본 대표팀 모두가 몸이 가루가 되도록 뛰고 있다. 오늘처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대표팀 감독도 “몸상태를 확인해보지 않아 모르지만 (오타니가 투수로 나올)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다”고 말했다.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에 등극한 오타니는 이번 대회에서 투수로 2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2.08 타자로는 6경기에서 타율 .450(20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을 기록 중이다.
일본의 결승전 선발은 좌완 이마나카 쇼타(요코하마 DeNA)다. 2019년 13승, 지난해 11승을 거둔 이마나카는 이번 대회 한국전에 두 번째 투수로 나와 3이닝을 1실점 3삼진으로 막았다. 1실점은 박건우에게 허용한 솔로홈런이었다.
한편, 미국은 메이저리그 ‘역수출 신화’의 주인공인 우완 메릴 켈리(애리조나)가 일본과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 선발 투수로 나올 전망이다.
켈리는 2015년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에 입단해 KBO리그에서 4시즌 동안 통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한국에서의 성적을 바탕으로 2019년 빅리그 애리조나와 계약한 켈리는 첫 시즌인 2019년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13승 8패 평균자책점 3.37의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미국 대표팀에 뽑혀 결승전 선발투수를 눈앞에 뒀다.
켈리는 지난 16일 본선 1라운드 C조 콜롬비아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4피안타 2볼넷 2실점 한 뒤 5일을 쉬고 싱싱한 어깨로 결승전에 등판한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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