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반정부 시위대, 경찰과 충돌…학생 1명 사망·야권인사 체포

김성식 기자 2023. 3. 21. 13:2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케냐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 기동대가 충돌해 학생 1명이 사망하고 야권 인사가 무더기로 체포됐다고 AFP·로이터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케냐 경찰은 성명을 내고 경찰 기동대가 서부 마세노에서 투석전을 벌이는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발사해 학생 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오냥고 대변인은 이날 시위에 대해 경찰 병력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다음 주엔 더 많은 인원이 모일 것으로 내다봤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선서 패한 오딩가 …"매주 월요일 시위하라" 독려
치솟는 물가에 뿔난 주민들…부정선거 주장엔 피로감 호소도
20일(현지시간)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현지 경찰이 최루탄을 쏘고 있다. 2023.03.20.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케냐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 기동대가 충돌해 학생 1명이 사망하고 야권 인사가 무더기로 체포됐다고 AFP·로이터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케냐 경찰은 성명을 내고 경찰 기동대가 서부 마세노에서 투석전을 벌이는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발사해 학생 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사망한 학생은 대학교 3학년 윌리엄 메이엔지로 목에 총상을 맞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수도 나이로비 시내 곳곳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20여명이 체포됐다. 이 중에는 스튜어트 마드자요 의원과 오피요 완다이 의원 등 야당 국회의원 4명도 포함됐다.

시위에 참가한 찰스 오두어(21)는 "정부가 매일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약속한 값싼 옥수수 가루와 청년 일자리는 어디에 있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부가 하는 일은 자신들의 최측근을 기용하는것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평화롭게 행진했지만 경찰이 최루탄을 뿌렸다"고 분개했다.

이번 시위는 야권 연합 '아지미오 라 우모자'(통일의 맹세)의 라일라 오딩가 대표가 치솟는 물가와 부정선거를 이유로 매주 월요일 시위와 파업에 돌입할 것을 촉구한 데 따른 것이다. 오딩가 대표는 이날 나이로비에서 "전쟁이 시작됐다"며 "케냐인들이 권리를 얻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지지자들을 독려했다.

당초 오딩가 대표는 나이로비 시내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대통령실에 직접 서한을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경찰이 오딩가 대표가 탄 차량 행렬에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이에 이들이 탄 차량은 경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피해 수도 한복판을 질주했다. 오딩가 대표는 나이로비 외각의 슬럼가에 도착해 선루프 밖에 몸을 내민 채 가까스로 연설을 이어갔다. 경찰은 연설 도중에도 차량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했다.

오딩가 대표 측 데니스 오냥고 대변인은 경찰의 총탄이 차량에 명중했다고 주장했지만 AFP는 이같은 주장이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오냥고 대변인은 이날 시위에 대해 경찰 병력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다음 주엔 더 많은 인원이 모일 것으로 내다봤다.

20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의 슬럼가에서 지난해 대선에서 오렌지민주운동(ODM) 대표 라일라 오딩가 전 케냐 총리가 차량 선루프에 올라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지지자들에게 매주 월요일 시위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2023.03.20.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그러나 리가티 가차구아 부통령은 이날 시위로 케냐 전역에서 총 20억실링(약 196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며 주최 측에 시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실제로 이날 나이로비의 많은 기업이 문을 닫았고 일부는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키투르 킨디키 내무장관도 이날 대중의 혼란을 부추기거나 평화를 방해하는 자들은 기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덤슨 분게이 나이로비 경찰서장은 전날 주최 측에 시정을 요구한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기에 시위를 불허한다고 통보했다.

시위를 두고 시민들 반응은 엇갈렸다. 나이로비에서 구두닦이를 하는 헨리 주마(26)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며 "정당한 권리 쟁취를 위한 투쟁"이라며 시위를 옹호했다.

반면 잭슨 므와기는 "선거가 끝난 지 6개월이나 지났는데 시위대는 과연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모르겠다"며 "오딩가 대표는 평화롭게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딩가 대표는 지난해 8월 치러진 대선에서 케냐 역사상 가장 근소한 23만표(1.64%) 차이로 당시 부통령이었던 윌리엄 루토에게 패했다.

선거 결과에 불복한 오딩가 대표는 선거 관리 시스템의 오류 등을 문제 삼으며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케냐 대법원은 이를 만장일치로 기각했다. 이로써 오딩가 대표는 지난 25년간 총 다섯 차례 대통령직에 도전했지만 모두 무위에 그치게 됐다.

20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물가상승에 항의하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가운데 시위대가 경찰의 최루탄을 피해 달리고 있다. 2023.03.20.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seongs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