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글로벌 은행 위기…예금보호 높이되 모럴해저드 막아야

2023. 3. 2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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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에서 시작된 은행의 신뢰 추락이 글로벌 은행 위기로 번지는 조짐이다.

미 중형은행연합회는 '2년간 예금 전액 보호' 조치를 연방예금보험공사에 요구했고, 의회 역시 예금보호 한도 대폭 인상 움직임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5000만 원 이상의 예금주가 전체의 2%에 불과해 '고액 자산가를 보호한다'는 비난과 함께, 저축은행이 고금리로 돈을 끌어모아 부실 대출을 일삼는 모럴해저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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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에서 시작된 은행의 신뢰 추락이 글로벌 은행 위기로 번지는 조짐이다. 초법적인 비상수단까지 총동원되는데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스위스는 유비에스(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4조2000억 원에 인수하도록 했고, 미국도 프래그스타은행이 파산 상태의 시그니처은행을 합병하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하지만 CS의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22조 원어치가 상각되면서 글로벌 발작이 일어났다. 코코본드 비중이 높은 HSBC 주가는 6%, 스탠다드차타드 주가는 7.3% 폭락했다.

미국도 지역·중소은행 신뢰가 흔들리면서 대형은행으로 돈 쏠림 현상이 시작됐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일주일 사이에 예금 700억 달러가 빠진 반면, JP모건·시티은행에는 하루에 수십억 달러씩 예금이 몰린다.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의 여진이다. 미 중형은행연합회는 ‘2년간 예금 전액 보호’ 조치를 연방예금보험공사에 요구했고, 의회 역시 예금보호 한도 대폭 인상 움직임을 보인다.

한국 금융위원회도 최근 자본 확충 3종 세트를 꺼내 들었다. 경기 대응 완충 자본, 스트레스 완충 자본, 특별 대손준비금 적립요구 제도를 도입해 은행들의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예금보호 확대 움직임이다. 민주당은 현재 5000만 원인 보호한도를 1억 원으로 올리고, 비상시에는 국무회의 의결로 예금 전액을 보호하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22일 이재명 대표가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도 확대 부작용은 경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5000만 원 이상의 예금주가 전체의 2%에 불과해 ‘고액 자산가를 보호한다’는 비난과 함께, 저축은행이 고금리로 돈을 끌어모아 부실 대출을 일삼는 모럴해저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2년간 동결된 예금보호 한도의 현실화는 필요하다. 다만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려면 저축은행에도 시중 은행 수준으로 감독을 대폭 강화해야 할 것이다. 선의의 발상이 금융 포퓰리즘으로 타락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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