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뜸했었지”…집값반등 기대에 서울아파트 사들이는 외지인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3. 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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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외지인 매매거래 1004건
오름폭 전월 대비 50% 육박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박형기 기자]
서울 아파트를 사들이는 외지인 비율이 다시 늘고 있다.

‘1.3대책’으로 서울의 규제지역이 대거 풀린 데다 이달부터 강남3구와 용산 등 규제지역에서도 다주택자의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지방 거주자의 서울 원정투자가 재점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시내 주요 아파트의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려간 것도 원정투자 증거의 또다른 원인으로 지목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외지인 매입건수는 1004건(22%)으로, 이는 작년 7월(1117건·24%) 이후 매입건수·비율 모두 반년 만에 최다치다. 작년 12월(679건)과는 47.8% 급증한 규모다.

매입자 통계에는 매매거래, 최초 분양, 분양권 전매, 경매 낙찰, 교환 등 아파트 소유권이 이전되는 모든 거래가 포함됐다.

서울 아파트의 외지인 매입비율은 지난해 8월 16.6%에서 9월 13.9%로 하락하다가 10월 14.6%, 11월 17.5%, 12월 20.3%, 올해 1월(22%)까지 4개월 연속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들어 서울 아파트 4채 중 1채는 외지인이 사들인 셈이다.

중개시장에서는 외지인 매수가 느는 것과 더불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도 다시 늘어날 조짐을 보인다고 말한다.

송파구의 한 공인업소 대표는 “한동안 뜸했던 지방의 매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매수 가격을 정해놓고 가격이 맞는 급매물이 있으면 당장 계약을 위해 상경하겠다는 전화도 온다”면서 “대부분이 추후 실거주를 위해 당장은 갭투자를 원한다”고 귀띔했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도 “지난 1월부터 지방에서 전화로 일단 가계약금을 걸고 추후 집을 보겠다는 문의도 적지 않다”면서 “재건축 호재에다 최고가 대비 30%가량 낮은 금액에 매수해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이들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투자 목적 부동산 매수세가 다시 회복되는 가운데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역별 규제가 강남3구·용산구 외에는 전국이 동일해지자 입지가 좋은 서울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 값이 하락하는 때에 지방 자산가의 서울 원정 투자 증가 추세는 과거에도 되풀이됐던 일이라며 한동안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주택자라도 서울 대다수 지역에서 거래·보유세 중과가 사라진 것과 이달부터 규제지역에서도 다주택자 주택담보인정비율(LTV)가 30%까지 허용하는 규제 완화도 지방거주자의 서울 원장투자를 부추기는 원인을 작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지방 거주자의 서울 투자는 대출부담이 적은 외곽의 중저가 또는 대출없이 현금으로 매입하는 강남권 투자로 양극화되고 있다”며 “이달부터 규제지역인 강남3구·용산구에서도 다주택자의 LTV가 완화됨에 따라 지방 거주자의 서울 주택매입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에 거주하는 실수요자는 집값 전부를 마련해야 하는 만큼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매수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반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원정 투자는 금리에 영향을 덜 받는다”면서 “지방의 미분양이 심각한 상황에서 서울의 급매물을 일종의 기회로 인식한 지방 자산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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