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국민중심의 국가통계 혁신을 위해

‘통계’를 뜻하는 ‘Statistics’라는 단어는 ‘국가’의 의미를 지닌 ‘Status’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어원을 통해 볼 때 통계의 시작은 국가의 운영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세종대왕은 토지세제 개혁에 앞서 백성을 대상으로 의견 조사를 하고, 그 결과로 집계된 통계에 기반을 두고 개혁안을 다듬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도입된 조세제도가 우리가 학창 시절 국사 시간에 배웠던 ‘전분 6등법, 연분 9등법’이다.

오늘날에는 통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어 통계가 국가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꼭 필요한 핵심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통계의 시작은 국가 운영의 지원이었지만 현대 사회에서 통계는 국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과 개인의 과학적 의사 결정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추세를 빠르게 포착해 즉석밥 상품을 개발한 기업, 생활권역 내 편의시설 및 교육기관 통계를 파악해 거주지 이전을 고려하는 개인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국민의 일상에는 언제나 통계가 함께하고 있다.

통계청은 국민과 가장 가까이 있는 조직으로, 국민의 사는 모습과 생각을 묻고 그 내용을 통계로 만들어 개인과 기업, 국가의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통계가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통계청은 통계 생산, 활용, 서비스의 세 가지 측면에서 국민 중심의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먼저, 통계 생산 측면에서 국민이 체감하고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통계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음식 배달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을 고려하여 외식배달비지수를 별도로 산정하고 신용카드, 모바일 이동 데이터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경제 상황을 신속히 알려줄 수 있는 속보성 지표 제공도 확대할 예정이다.

두 번째로, 통계의 활용 측면에서 각 기관에 산재한 통계 데이터를 연계하여 활용하는 데이터 허브 역할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국민연금, 개인연금 등 각 기관의 연금데이터를 연계한 포괄적 연금 통계를 개발해 국민 전체의 연금 가입 및 수급 현황의 정확한 파악을 돕고자 한다.

또한 모바일 이동 데이터와 통계청 자료를 결합해 ‘제주 한 달 살기’ 등 장기 체류 관광객의 주요 특성, 선호 관광지 등을 분석하여 제공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통계 서비스 측면에서 누구나 쉽고 재밌게 통계를 체험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시각화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인구로 보는 대한민국’ 서비스를 개편하여 제공하고 있고, 재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연재해 정보를 통계 정보와 융합해 지도에 시각화하는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규모, 업종 등의 정보를 담은 기업통계등록부를 지도에 담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또한 준비 중이다.

국가경영을 위해 시작되었던 통계가 국민 일상에 유용하게 활용되어 국민의 삶의 질 개선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통계청은 통계 생산, 활용, 서비스 전 과정에서 국민 중심의 국가통계 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훈 통계청장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