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에 송도 아파트 샀다” 집값 폭락 지역서 고개드는 갭투자

신수지 기자 2023. 3. 2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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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대단지 모습. /뉴시스

최근 주택 거래량이 늘고, 집값과 전셋값의 차이가 줄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이는 ‘갭투자’가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집값이 크게 하락한 지역을 중심으로 갭투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2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경기 화성시에선 77건의 갭투자가 이뤄졌다. 이어 세종시(65건), 인천 연수구·경기 평택시(53건), 경기 남양주시(43건) 등의 순으로 갭투자가 많았다. 아실은 아파트 매매 후 직접 거주하지 않고 3개월 내 전·월세 계약을 체결하면 갭투자로 분류한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송도더샵센트럴시티 전용 59㎡는 지난달 10일 4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진 뒤 일주일 후인 17일 4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이 아파트 매수인은 2000만원으로 아파트를 사들인 셈이다. 경기 화성시 병점동 병점역에듀포레 전용면적 75㎡도 지난달 5일 3억원에 팔린 뒤 다음날 전세보증금 2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매수자는 3000만원을 투자해 아파트 한 채를 사들였다.

이 외에도 세종시 가재4단지세종센트레빌 전용 74㎡는 매매가 4억1300만원에 전세가 3억5000만원으로 갭이 6400만원, 동탄신도시에 속하는 화성시 청계동 동탄역시범호반써밋 전용 85㎡는 매매가 7억8000만원에 전세가 7억원으로 갭이 7800만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집값 하락폭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지역 위주로 이 같은 갭투자가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17.12%)와 인천 연수구(-16.26%), 화성시(-13.22%)의 아파트값 하락 폭은 전국 평균(-7.56%)보다 훨씬 컸다.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하락 폭이 큰 지역이 회복 국면에서 반등도 빠를 것이란 인식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으로 일부 지역의 갭투자가 쉬워진 것은 맞지만,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전셋값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자칫 전세보증금을 못 돌려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 금리 리스크가 여전하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는 시장을 좀 더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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