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5월 총선…탁신 딸 50% 지지 얻어도 집권 힘든 까닭은

20일(현지시각) 타이 방콕에서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언론을 대상으로 말하고 있다. 방콕/로이터 연합뉴스

타이가 의회를 해산하며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들어섰다. 2006년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딸이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지만 집권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마하 와치랄롱꼰 타이 국왕은 쁘라윳 짠오차(68) 총리의 의회 해산을 요청을 재가했다고 <방콕 포스트> 등 타이 언론이 20일 전했다. 의회가 해산 뒤 45일부터 60일 사이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 정확한 선거 날짜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5월14일이 유력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육군 사령관 출신으로 2014년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짠오차 총리는 신생 통합타이당 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한다. 타이 총리의 임기는 최대 8년이다. 쿠데타 이후 그의 집권 시작 시기부터 계산하면 이미 임기를 넘겼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2017년 개헌 이후 치러진 총선부터 총리 임기를 계산해야 한다고 판결해 그는 이번 선거에서 출마할 수 있게 됐다. 승리할 경우 최대 2년을 더 재직할 수 있게 됐다.

의회 해산은 의원들 임기 만료(3월23일) 사흘 전 이뤄졌다. 의원들 임기가 정상적으로 만료되면 선거 90일 전에 입당해야 출마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30일 전에만 입당해도 출마가 가능하다. 짠오차 총리가 의회를 해산하면서 타이 정국은 본격적인 선거 국면으로 진입하게 됐다. 5월 중 총선이 진행되면 상원과 하원은 7월까지 총리를 뽑게 된다.

전 총리 탁신 친나왓의 딸이자 프아타이당 소속 정치인인 패통탄 친나왓이 17일(현지시각) 타이 방콕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방콕/AP 연합뉴스

짠오차 총리의 최대 경쟁자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딸인 패통탄 친나왓이다. 올해 36살인 그는 탁신 친나왓이 이끌던 타이락타이당의 후신 프아타이당 소속이다. 정치 경험은 없지만, 탁신 가문이 타이 정계에서 가진 영향력이 워낙 커 이를 바탕으로 지지층을 모으고 있다. 아버지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고모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는 모두 선거에서 승리했으나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다. 잉락을 축출한 쿠데타를 주도한 인물이 짠오차 현 총리다. 타이 국립개발행정연구원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0%가 프아타이당 후보를 고를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프아타이당이 총선에서 이기더라도 패통탄이 총리가 되기는 쉽지 않다. 2014년 쿠데타 이후 군부는 개헌을 통해 상원 의원 250명을 전부 군부 추천으로 구성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상원의 지지를 받지 않고 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하원(500석)에서 상하 양원의 과반수인 376석을 확보해야 하지만, 한 정당이 이 정도 압승을 거두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때문에 프아타이당이 집권을 하려면 진영을 막론하고 다른 정당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 <가디언>은 “쁘라윳 총리의 측근이었지만 현재는 여당 후보로 출마 중인 쁘라윗 웡수완 전 국방장관과의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