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주가 반등, 클라우드에 달렸다 [신하연의 월스트리트 나우]

신하연 2023. 3. 21. 09: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라클 로고.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시장이 연일 시끄러운 가운데서도 투자자들은 기술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입니다. 금융 불안감이 커지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고강도 금리 인상을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기대 때문입니다.

세계 2위 규모의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Oracle Corporation. 뉴욕거래소 상장, 티커명 ORCL)도 주목되는 종목 중 하나 입니다. 클라우드, IT 하드웨어 및 서비스 등이 주 사업분야인데요, 거대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그림자에 가려있긴 하지만 지난 분기 조정 영업이익률이 41%에 달하는 알짜 회사이기도 합니다. 주가는 86.96달러(현지시간 20일 기준)로, 지난해 저점 61.07달러(9월 30일) 대비 42% 이상 오른 상태입니다.

오라클은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성장주들이 수난을 겪은 최근 1년 간으로 봐도 7%를 웃도는 주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같은 업종인 마이크로소프트(-9.00%)와 어도비 시스템즈(-20.00%), 세일즈포스닷컴(-13.32%)을 웃돌며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클라우드 시장 후발 주자라 매출 성장 속도 둔화에 대한 타격도 적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바꿔 말하면, 앞으로의 주가 반등에는 성장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현 주가는 지난 2021년 말과 대비해 여전히 20% 가까이 낮은 수준입니다.

최근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습니다. 오라클이 발표한 회계연도 3분기 매출액은 123억9800만달러(약 16조4236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습니다.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 추정치인 124억2000만달러(약 16조4527억원)와 유사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순이익은 18억9600만달러(약 2조5116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8% 감소했죠.

같은 기간 조정 영업이익은 7.7% 증가한 52억달러, 영업이익률(OPM) 42%를 기록했습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22 달러로 예상치(1.20달러)를 소폭 웃돌았으며, 전년 동기보다는 8% 증가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성장의 대부분은 M&A(인수·합병)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오라클의 3분기 매출 124억달러 중 15억달러가 서너(Cerner)에서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오라클은 지난 6월 의료기술회사 서너를 283억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인수 효과를 제외한 자체 매출 성장률은 7%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그렇다면 향후 성장성을 결정짓는 관건은 무엇이 될까요? 전문가들은 오라클의 유의미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려면, 클라우드 모멘텀 강화를 통한 매출 성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현재 클라우드 사업 투자는 초기 성과를 내고 있는 단계입니다. 지난 분기 클라우드 수익은 전년 대비 48%, 클라우드 인프라(IaaS) 수익은 57%,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SaaS) 수익은 42% 늘었습니다. 클라우드 매출 비중이 전체의 28%로, 역시 전분기(27%) 대비 소폭 상승했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다만 경기 침체로 인해 당분간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겠죠.

잉여현금흐름도 안정적인데요, 이번 분기 배당금은 기존 0.32달러에서 0.40달러로 25% 확대했습니다. 이처럼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점은 주식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오라클은 2026 회계연도까지 서너를 포함해 각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을 45%로 끌어올리고, 매출은 65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재무 목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경쟁사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도 강점으로 꼽힙니다. 미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오라클의 낮은 밸류에이션이 하방 잠재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2024 회계연도에는 매출과 조정 주당 순이익이 각각 8%, 1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연간 추정치에 따르면 현 주가는 순이익 대비 16배에 불과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각각 24배와 18배의 주가수익비율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평가 국면인 셈이죠. 월가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JP모건은 최근 실적 발표 이후 "클라우드 비즈니스에서 오라클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87달러에서 93달러로 상향했습니다. 미국 투자정보업체 잭스(Zacks)는 최근 올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 중 하나로 오라클을 꼽기도 했고요. 다만 JMP증권은 "오라클의 클라우드 비즈니스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불확실한 거시 경제 전망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글로벌 애널리스트 28명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95.84달러로, 현 주가와의 차이는 10.2%입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