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다윗의 물매'에서 깨닫는 스윙의 지혜 

방민준 2023. 3. 2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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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골퍼 루크 도널드가 골프 스윙 하는 모습을 특수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골프 기량은 이미지로 만들어진다. 목표로 하는 스윙을 익히기 위해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어 그 이미지를 체화(體化)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기량을 터득할 수 있다. 



이런 이미지 없이 교습가가 시키는 대로만 하는 연습은 교습가가 자리를 떠나면 교습 내용도 흔적없이 사라지기 마련이다. 교습가의 기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배우는 사람에게 어떤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한다면 성공적인 교습은 이뤄지지 않는다. 독학으로 골프를 터득한 사람들이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골프에 필요한 이미지를 스스로 창출해낼 줄 아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골프의 기본인 중심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제자리에서 쓰러지지 않고 도는 팽이의 이미지, 좌우로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괘종시계 시계추의 진자운동 이미지가 효과적이었다. 
헤드 업이나 스웨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코나 머리 정수리에 낚싯바늘을 꿰는 이미지, 볼을 때려내려는 동작을 막기 위해 발 앞에 볼이 없다고 생각하는 'No ball Method' 이미지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볼을 가격하는 동작을 방지하면서 풀 스윙을 익히는 데는 어릴 적의 쥐불놀이 기억이 효과를 발휘했다. 나뭇가지들을 구멍 뚫린 깡통에 넣어 불을 붙인 뒤 철사에 매달아 휘두르면 불길이 살아나고 불꽃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 아래 공터에 모여 쥐불놀이를 한 추억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깡통에 담긴 불붙은 나뭇조각이 쏟아지지 않게 하려면 깡통의 원심력을 느끼며 줄이 팽팽하게 늘어지게 해서 휘둘러야 한다. 성급하게 깡통을 빨리 돌리려 하면 깡통이 궤도를 벗어나면서 속에 든 불이 쏟아져 화상을 입기도 한다.



 



최근엔 다윗의 물매(줄팔매) 이미지로 방향성 향상과 비거리 증대에 큰 도움을 얻고 있다. 물매는 돌을 담아 던질 수 있는 가죽 조각에 긴 줄을 연결한 도구로 목동들이 늑대나 여우, 맹금류를 퇴치하기 위해 사용해왔다.



성서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목동 다윗과 블러셋의 거인 골리앗과의 싸움은 상식적으로는 성립될 수 없다. 그러나 다윗의 물맷돌에 맞은 골리앗이 쓰러지면서 전세가 뒤집힌다.



 



양쪽이 엘라 평원에서 대치할 때 골리앗이 이스라엘 병사들을 모욕하자 양치기 소년 다윗이 나서 골리앗을 비난하며 맞선다. 다윗의 용기를 가상히 여긴 이스라엘의 사울 왕이 갑옷과 병장기를 주며 싸워보라고 한다. 다윗이 갑옷을 입고 병기를 들어보았으나 어색하고 다루기도 어려워 다 내려놓고 평소 양치기를 하며 사용하던 물매와 물맷돌 5개를 주머니에 넣고 골리앗과 마주 섰다.



키 274cm의 골리앗은 소년 다윗을 비웃으며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말을 쏟아냈다. 이에 화가 난 다윗은 물매를 휘둘러 골리앗을 향해 물맷돌을 날렸다. 물맷돌은 정확히 골리앗의 이마에 명중했다. 골리앗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블러셋 병사들이 놀라 도망가고 결국 이스라엘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다윗은 후에 이스라엘의 두 번째 왕이 되고 만년에 세공사에게 명심해야 할 명구를 반지에 새겨 넣으라고 하자 세공사가 지혜로움으로 유명한 솔로몬으로부터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는 말을 듣고 반지에 새겨넣었다고 한다. 솔로몬은 이스라엘의 세 번째 왕이 된다.



 



다윗의 물매 이미지는 쥐불놀이의 깡통 돌리기보다 한결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위력을 발휘했다. 방향성과 거리를 모두 충족시켜야 하기에 원심력을 체득해야 함은 물론 신체의 모든 동작이 목표물에 모아져야 한다. 스윙의 궤도가 정확해야 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해 왼쪽 다리가 축을 이루면서 회전하고 오른쪽 허벅지는 목표 방향으로 움직이야 한다. 3가지가 일치되어야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물맷돌로 정확히 골리앗의 이마를 맞혀야 한다는 다윗의 집중력과 투혼까지 떠올릴 수 있다면 그 효력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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