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더 빠른 '지구온난화'..."가까운 미래에 1.5도 상승"

박정연 기자 2023. 3. 2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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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 승인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온실가스가 야기하는 기후 온난화에 따른 기후위험이 앞선 전망보다 심각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생태계별로 온난화 수준에 따라 기후위험이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향후 10년간 실행 가능한 대책을 마련하고 신속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한국이 의장국을 맡고 있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6차 평가보고서(AR6) 종합보고서를 이날 승인했다.

IPCC가 발표하는 평가보고서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변화 추세를 분석, 반영하고 각국이 참여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제6차 평가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발표한 이미선 기상청 기후국장은 "제5차 평가보고서(AR5)와 비교했을 때 이번 보고서에선 기후변화로 인한 구체적인 위험과 해결 방안에 대한 통합적 접근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기후위험 증가로 극한현상 심화…산불에 1억명 노출되고 산호 99%는 멸종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은 최근 1세기 동안 전지구 지표 온도 상승을 일으켰다.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과 비교했을 때 2011~2020년 지표 온도는 1.09도 상승했다. 온실가스를 구성하는 주범으론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가 꼽혔다.

1850년부터 2019년 누적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160~2640기가톤이산화탄소(GtCO2·1기가는 10억)로 추정됐다. 누적배출량의 42%는 1990년 이후 배출됐다. 특히 2019년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0년 대비 12% 증가한 수준으로 최근 배출량의 급증세가 관측됐다.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으로는 에너지, 산업, 수송, 건축 분야와 농림, 산림, 토지사용 등 인간의 다양한 활동이 꼽혔다. 이렇게 배출된 온실가스는 인간을 포함한 육상, 대기, 해양, 빙권 등에서 광범위하고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는 기후변화로 이어졌다. 특히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뭄증가, 산불, 홍수, 집중호우 등 물리적 기후 조건의 부정적인 변화가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지금과 같이 지속적인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이어진다면 가까운 미래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지표면 온도 상승폭이 1.5도에 도달할 것이라 전망했다. 새로운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향후 1세기 지표면 온도 상승폭은 1.4~4.4도로 전망됐다. 이같은 상승폭 전망은 지난 보고서에 비해 불확실성 범위가 감소한 분석 결과라고 부연했다.

보고서는 기후 온난화가 심화하면서 기후위험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간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극한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위험이 야기하는 질병에 대해 노출은 잦아지면서 대응력은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생물 다양성은 감소하고 인간이 건강에 치명적인 폭염에 노출되는 일수가 지금보다 10일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물 생산성 또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기후위험은 생태계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예를 들어 지구 지표면 온도가 4.5도 상승하는 시나리오에선 산불에 1억명 이상이 노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해양과 해안에선 지구 지표면 온도가 2도 상승했을 때 산호의 99%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 국장은 "기후 온난화 수준에 따른 기후위험은 이전의 평가보다 심각해질 것으로 나타났으며, 예측되는 장기적 영향은 현재 관찰된 영향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일 발간한 제6차 평가보고서(AR6) 종합보고서 표지. 기상청 제공

● 실행 가능하고 효율적인 대책 시급…지구 온난화 완화 위한 자금 지금보다 3~6배 늘어야

보고서는 2020년대 말까지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없다면 2100년까지 지구 지표면 온도는 3.2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 지표면 온도 상승폭 목표치인 1.5도 또는 2도를 달성하기 위해선 이산화탄소 배출에 상당한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재 지구 지표면 온도 상승폭 목표치인 ‘1.5~2도 시나리오’에서 전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0~2025년 사이에 산업화 이후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기후 온난화가 야기하는 기후위험은 앞으로 더 복잡해지고 연쇄적으로 발생할 것이라 분석했다. 지금보다 대응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이야기다. 

이러한 이유로 실행 가능하고 효율적인 적응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기후 온난화의 향후 양상에 따라 효율이 낮거나 제약이 따르는 대책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기후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각 분야별 세부 대책을 제안했다. 먼저 에너지 부문에선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화석연료 감소, 탄소포집저장(CCS) 기술 활용, 무배출 전력시스템, 광범위한 전기화, 대체 에너지 활용,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에너지 시스템 연계 확대 등이 제시됐다.

산업 및 교통 부문에선 수요관리, 에너지 및 자재 효율성, 순환 자원 흐름, 저감 기술, 생산 공정의 혁신적 변화 등이 대응책으로 꼽혔다. 교통 부문에선 지속 가능한 바이오 연료, 저배출 수소, 생산 공정 개선,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도시 부문에선 기후변화를 고려한 정주지 및 인프라 설계, 소규모 도시를 위한 토지 이용 계획, 직장 및 주거지 근접, 대중교통·도보·자전거 지원, 건물의 효율적인 설계 및 건설·개조·사용, 에너지 자재 소비감소 및 대체, 전기화 등이 꼽혔다.

토지·해양·식품·물 부문에선 산림보존, 개선된 관리, 지속 가능한 건강 식단으로의 전환, 음식물 쓰레기 감소 등이 언급됐다. 특히 지속가능한 형태로 공급된 농업 및 임업 생산품이 온실가스 저감 대책으로 떠오른다고 강조했다.

건강·영양 부문에선 기후민감 질병에 대한 공공 건강 프로그램 강화, 생태계 건강 강화, 음용수 접근 강화, 홍수 방지, 조기경보 시스템 강화, 백신 개발, 정신건강 관리 강화 등이 꼽혔다.

사회·생계·경제 부문에선 날씨, 건강보험, 사회보장, 비상 기금, 기후서비스에서 제공된 정보 와 관련한 교육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를 마련하기 위해선 금융, 기술 분야의 투자와 함께 국제협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 부문에선 2020~2030년 지구 온난화 완화를 위한 연간 평균 투자비가 현재 수준보다 3~6배 증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 부문에선 기술 혁신 시스템의 강화를 강조했으며, 국가 상황 및 기술 특성에 맞는 정책이 재편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제협력에선 재정·기술·역량 배양과 관련해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초국가적 파트너십과 환경·부문별 협정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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