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포럼] 대전 반도체 특화단지의 국가적 투자 가치를 보아야 한다

고영주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산업통상자원부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특별법에 근거해 22년 12월 26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공모를 개시, 지난 2월 27일 마감했다.

특화단지 지정 분야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3대 산업이며 총 15개 국가첨단전략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대전은 반도체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조성해 국가의 미래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야심 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고 기억하는 메모리반도체와 추론 및 연산 등 정보를 처리하는 시스템 반도체 두 가지로 나뉜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은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DRAM 메모리반도체 기술로 시작해 삼성전자 43.6%, SK 하이닉스 27.7% 등 2021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71.3%를 대한민국 기업이 점유할 정도로 성장했다.

문제는 향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기능성 반도체 설계 기술과 설계한 반도체의 위탁 생산(파운드리)으로 구성된 다품종 소량 생산 형태의 시스템 반도체로 옮겨가고 있으나 삼성과 SK 하이닉스의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4%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설계 기술은 애플, 퀄컴, 엔비디아, 인텔 등 미국의 반도체 설계 회사들이, 위탁생산 파운드리는 대만의 TSMC가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메모리반도체 강국을 넘어 향후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기술 패권의 격전장이 될 디스플레이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빠르고 효과적으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전체 반도체 산업도, 국가 경제 안보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다.

대전은 이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 기술과 역량이 축적된 정부출연연구소, 카이스트 및 나노종합기술원 등 첨단 인재와 지원 설비가 집적돼 있다.

소부장 연구개발 및 사업화를 지원하는 국가인프라의 43%가 대전에 자리 잡고 있으며 첨단 반도체 융합인재 양성도 산학연 협업을 통해 가장 빠른 속도로 이뤄낼 수 있다. 특히, 반도체 특화단지의 핵심인 용수는 대전시의 대청호 지분 보유로 대전이 가장 저렴하고 풍부하며 전력, 통신망, 폐수 및 폐기물 처리 등 기반 시설이 훌륭하게 구축돼 있다. 대전은 향후 대덕특구에 있는 기술과 역량을 모아 세계 최초 디지털트윈 특화단지 플랫폼을 구축 운영해 세계 최고의 효율적 단지 관리시스템을 선도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기존 대덕연구개발특구에는 447개 반도체 기업이 입주해있고 정부출연연구기관 이외에도 18개의 교육기관, 7개 국가 공공 지원기관, 융합 지원이 가능한 12개 대전시 출연기관, 융합 네트워크가 가능한 1000여 개의 관련 기업 부설 연구소, 11개의 창업보육센터, 24개 액셀러레이터와 4개의 벤처캐피탈이 협업하는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신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군이 새로 들어왔을 때 바로 효과적인 협업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매우 큰 지역이다.

결론적으로 대전은 우수한 기술개발역량 및 전문 인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반도체 기업 클러스터가 자생적으로 강력하게 성장하고 있어 국내 제조클러스터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 세계 최고의 반도체 설계와 소재부품장비, 디스플레이 반도체, 패키징 첨단 기술을 공급하는 특화단지 조성이 빠르고 효과적으로 가능하다.

국가의 미래 반도체 초격차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투자 가치는 대전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