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인공지능시대 AI 예술가와 인간 예술가 누가 살아남을까?

유현주 미술평론가·한남대 연구교수 2023. 3. 2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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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인공지능에 관한 창작 논의가 뜨겁다.

아마도 챗GPT가 등장하면서 몇 해 전 이슈가 됐던 AI창작이 새롭게 도마 위에 오르게 된 것 같다.

그 책에서 김재인의 '인공지능은 예술작품을 창작할 수 있을까?'라는 글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AI 창작에 대해 미학자로서의 입장을 잘 보여준다.

기계와 손, AI와 인간 사이의 경쟁 혹은 협업의 시대라고 해야 할까? 예술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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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주 미술평론가·한남대 연구교수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에 관한 창작 논의가 뜨겁다. 아마도 챗GPT가 등장하면서 몇 해 전 이슈가 됐던 AI창작이 새롭게 도마 위에 오르게 된 것 같다. 한국의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한 AI 아티스트 '칼로'가 그린 포춘코리아 표지 그림은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은 솜씨다. 이 그림은 수 많은 문서들 즉 지식과 다채로운 이미지들이 가득한 두뇌를 가진, 무엇인가를 몽상하는 표정의 사람 얼굴을 그린 것인데, 1920년대 다다이스트들의 낯설고 파격적인 그림들을 떠올리게 한다.

알파고의 충격 이후로 인공지능의 딥러닝 기술 연구가 활발해졌고 인공지능이 예술마저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와 불안 혹은 모종의 기대는 예술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필자도 2019년 '인공지능 시대의 예술'이란 제목으로 세미나를 열고, 참여한 전문가들의 글을 엮어 책을 출판한 바 있다. 그 책에서 김재인의 '인공지능은 예술작품을 창작할 수 있을까?'라는 글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AI 창작에 대해 미학자로서의 입장을 잘 보여준다. 김재인의 글은 먼저 구글의 '딥드림'(Deep Dream) 그리고 ING와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만든 '넥스트 렘브란트'이 두 개의 인공지능 창작방식에 대해 논한다.

'딥드림'의 경우 인공신경망을 훈련하여 예를 들어 새를 감지한 인공신경망은 구름이 새처럼 보일 때 그것을 더욱 새처럼 보이도록 함으로써 새다운 새를 그리도록 한다. 2016년 칸광고제에서 수상한 '넥스트 렘브란트'의 경우 거의 완벽할 정도로 렘브란트의 초상화와 닮았다. 그런데 이러한 딥러닝 기술보다 더 뛰어난 알고리즘을 사용해 만든 작품이 등장한다.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Generative Adversarial Nets)을 이용해 창조적 적대 신경망(CAN:Creative Aversarial Networks)을 만든 것이다. 이 알고리즘은 진짜 데이터를 '모방'하는 차원을 지나 '창조'하기 위해 자신의 생산물을 자기 평가하여 모방이 아닌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훈련을 한다. AICAN은 1119명의 화가가 그린 8만 1449개의 그림을 학습하여 결과적으로 어떤 유파에도 속하지 않은 그림을 만들었다.

AI가 예술작품을 팔게 될 날이 올까? 그렇다. 2018년 AI 오비어스가 만든 그림 '에드몽 드 벨라미'라는 초상화 작품이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5억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쯤 되면 AI 예술가와 인간 예술가가 경쟁하는 미래를 상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정말 AI가 만든 작품을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얼마 전 서울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미술가 노상호가 AI가 그린 이미지들을 에어브러쉬로 화폭에 옮긴 그림이 화제가 되었다. 노상호는 AI(프로그램은 달리Dall-E2와 미드저니Midjourney)를 이용해 주택가에 풍선 인형을 배치하게 하였고 생각지도 않았는데 AI는 굴뚝에 인형을 올려놓았다고 한다. 이미 디지털화되어있는 작업을 작가는 일부러 화폭에 손으로 옮겨 그렸다. 그 이유는 "그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인간 필터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기계와 손, AI와 인간 사이의 경쟁 혹은 협업의 시대라고 해야 할까? 예술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할지 모른다. 노상호 작가처럼 인간은 AI를 도구화하거나 자신의 작업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 예술가의 수명이 더 길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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