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요네타 눈나 못 잊은 팬들 오리진으로 모여라"

홍수민 객원기자 2023. 3.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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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녀와 길 잃은 악마의 한 편의 동화책과 같은 모험
- 베요네타 오리진: 세레자와 길을 잃은 악마

안경과 검은 머리, 섹시한 복장과 4정의 권총은 베요네타 시리즈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다. 베요네타 시리즈를 한 번이라도 플레이했다면, "Let's dance, boys"를 외치는 쿨하고 유쾌한 19금 마녀 누나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베요네타3 출시 당시 대다수 사람들에게 베요네타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비올라로의 세대 교체는 당혹스럽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물론 성공적으로 주인공 세대 교체를 이뤄낸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가 굉장히 이례적인 케이스이기는 하다. 그러나 엔딩의 끝내주는 여운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개연성과 갑자기 튀어나온 멀티버스 설정, 뜬금 없는 루카와의 러브라인과 돌연 은퇴를 선언한 공주님을 팬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5단계 수용과정을 거치고도 도저히 베요네타를 놓아주지 못한 팬들을 위한 헌정작이 출시됐다. 17일 출시된 베요네타 시리즈 스핀 오프, '베요네타 오리진: 세레자와 길을 잃은 악마(이하 베요네타 오리진)'다.

 

장르: 액션 어드벤처



출시일: 2023년 3월 17일



개발사: 플래티넘 게임즈



플랫폼: 닌텐도 스위치



■ 견습 마녀와 악마, 요정이 그리는 동화 속 이야기

- 아발론 숲을 헤메는 견습 마녀와 고양이 인형 악마

베요네타 오리진은 빛의 일족 '루멘의 현자'와 어둠의 일족 '엄브라의 마녀' 사이에서 태어난 작은 마녀 세레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둠과 빛의 결합은 금지되어 있었기에, 세레자의 아버지는 먼 곳으로 추방당했고 어머니는 어두운 감옥에 평생 갇히는 형벌을 받게 된다.

언젠가 강력한 마녀가 되어 갇힌 어머니를 구하리라. 그러한 소망을 품고 추방된 마녀 모르가나 밑에서 수행 마녀로서 열심히 마녀로서의 소양을 갈고 닦던 어느 날, 세레자는 '어머니를 구할 힘을 줄 테니 아발론의 숲으로 와 달라'라는 하얀 소년의 꿈을 꾼다.

스승 모르가나는 아발론 숲은 위험한 곳이라며 그녀를 말렸지만, 어머니를 구하겠다는 작은 마녀의 굳은 결심은 막을 수 없었다. 어머니가 만든 고양이 인형 체셔에 깃든 이름 없는 악마와 함께 세레자는 아발론의 숲 깊은 곳으로 발을 내디딘다.

- 사랑스러운 세레자와 엄격한 스승 모르가나

맑고 투명한 파스텔 톤 색채로 그려진 등장 인물들과 아발론 숲, 몽환적인 느낌의 배경 음악과 물방울이 통통 튀는 효과음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한 편의 동화책을 연상시킨다. 요정과 마녀, 그리고 악마가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신비롭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다.

마치 할머니가 오래 된 동화를 손주에게 직접 읽어주는 듯한 어조의 내레이션은 등장인물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가 하면, 청자인 플레이어의 궁금증을 돋우며 추측하게 만들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게임과 잘 어울리는 방식이라 몰입을 깨지 않았다.

 

■ 퍼즐도 전투도 좌 · 우 합작이 중요

- 세레자의 위치 액션을 통해 식물을 성장시킬 수 있다

세레자는 로즈마리 덤불을 넘을 수 있지만 악마인 체셔는 넘을 수 없고, 힘 센 체셔는 장애물을 부수거나 적을 공격할 수 있지만 어린 소녀 세레자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이렇듯 플레이어는 세레자와 체셔를 동시에 조작하며 아발론 숲 깊은 곳으로 나아가야 한다.

좌뇌와 두뇌의 협응력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도 퍼즐 푸는 데는 문제 없다. 평상시엔 세레자가 허그 모드로 체셔를 안고 다니기에 두 캐릭터를 동시에 조작할 일이 많지 않다. 게다가 퍼즐 난이도가 낮고 요구되는 조작 또한 굉장히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조금 시간이 걸리고 헤멜 지언정 초보자도 수월하게 클리어할 수 있다.

- 가시 바인드로 상대를 속박한 사이 체셔로 공격하는 것이 기본 전투 요령

퍼즐 파트는 예상보다 무난했던 반면, 베요네타 시리즈 근본이 액션 게임이기 때문인지 생각보다 액션 파트 비중이 높다. 전투 중 세레자 위치에 신경을 쓰다 보면 체셔가 놀고 있고, 체셔로 공격에 열중하다 보면 세레자가 비명을 지르기 일쑤다. 퍼즐을 풀 때와 마찬가지로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세레자의 마도술과 체셔의 공격을 적절히 조합해야 한다.

후반부에 돌입하면 'Let's dance!'를 외치며 베요네타 시리즈 시그니처 액션인 위치 타임을 사용하는 세레자를 만나볼 수 있다. 동화풍의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매치되지 않는 스타일리시한 전투가 압권이다. 한편 조작이 어려운 플레이어를 위한 세레자 노 대미지 모드, 마도술 사용 시 위치 액션 자동 입력 기능 등 편의성 면에서도 신경 쓴 태가 난다. 

 

■ 시리즈 팬은 물론 뉴비에게도 선물같은 이야기

- 베요네타 시리즈 고유 시스템 위치 타임

물론 베요네타 오리진 그 자체로도 완성도 있는 이야기지만, 전작의 허술한 개연성을 보완하는 파츠로서의 기능도 충실하게 해낸다. 뜬금 없이 등장한 요정왕 루카나 평행 세계의 주축인 아크 아담 설정, 영원한 '눈나' 베요네타와의 급전개 러브라인 등 기존 시리즈 팬들의 의문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주는 것이다.

베요네타3에서 등장한 비올라의 악마인 체셔를 예로 들어보자. 길을 잃은 악마였던 체셔는 베요네타 오리진에서 어린 세레자의 인형에 깃든다. 그는 험난한 모험 끝에 세레자와 계약 관계를 넘어 소중한 친구가 됐다. 이러한 배경이 있다면 친우의 유일한 딸인 비올라와 친밀한 관계도 이해할 수 있다.

- 친구가 되고 싶었다는 세레자의 말에 대한 류카온의 대답

아발론 숲에 유폐된 요정 왕자 류카온과의 만남 또한 그렇다. 영혼 상태나마 어린 세레자와 인연이 있었고, 그의 영혼이 루카에게 깃들었다면 다소 당혹스러웠던 평행 세계의 루카 '요정왕 류카온'의 등장이나 베요네타와의 러브라인도 납득할 수 있는 범주다.

스승 모르가나 또한 나비를 상징으로 사용하는데, 디자인도 그렇고 여러 부분에서 마담 버터플라이를 연상시킨다. 최종장에서 그녀의 결말과 남겨진 제비꽃 화환을 고려하면, 시종일관 그녀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취했던 계약 악마 마담 버터플라이와의 연관성을 대략적으로나마 유추할 수 있다.

- 눈물을 그칠 수 없는 그 장면

베요네타 오리진이 동화책 형식을 따르는 만큼 선형적인 진행, 원작에 비해 미흡한 액션 요소는 기존 시리즈를 플레이 한 사람에게는 조금 심심한 맛일 수 있다. 베요네타 시리즈의 쌈마이 한 B급 감성을 사랑했던 팬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존재하더라도 기존 원작 시리즈에 대한 오마주, 그리고 우리가 사랑했던 '세레자'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이 이야기를 싫어하기는 힘들 것이다. 베요네타3에서 아쉬운 쓴 소리를 남겼던 팬들에게도, 이 작품으로 베요네타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매력적인 작품이니 꼭 한 번쯤 플레이해 보길 추천한다.

장점

1. 동화책을 연상시키는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감성



2. 생각보다 괜찮은 액션



3. 원작 시리즈 팬을 위한 오마주 요소



단점

1. 기존 시리즈 재미와는 거리가 있는 편



2. 다소 피로한 동시 조작 시스템



3. 예상 가능한 스토리 반전



presstoc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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