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대 너마저…' 제주, 시즌 초 운이 없어도 너무 없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운이 없어도 너무 없다. 빠져선 안 될 핵심 자원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하고, 골대 불운에 휩싸였다. K리그1 양강 체제에 도전장을 내민 제주 유나이티드가 개막 후 4라운드까지 승리하지 못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제주는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 2라운드에서 수원FC, 대구FC와 각각 0대0과 1대1로 비긴 뒤,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에 0대1, 1대2로 연패했다. 4경기에서 2무2패 승점 2점에 그치며 10위에 처졌다. 3월 A매치 친선전을 앞두고 승리가 없는 팀은 제주를 포함 3팀뿐이다. 강원이 2무2패로 11위, 수원이 1무3패로 12위다.

시즌 초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은 빈약한 공격력이다. 지난 시즌 전체 3위에 해당하는 경기당 1.37골을 넣었던 제주는 올 시즌 4경기에서 2골(경기당 0.5골)에 그쳤다. 그마저도 대구와 서울을 상대로 넣은 골은 상대 수비진의 실책에 의한 득점이다. 대구전에선 조진우의 패스 미스, 서울전에선 최철원의 펀칭 미스 덕을 봤다. 제주의 슈팅수(45)는 전체 4위, 유효슛(20)은 전체 7위다. 슈팅수가 부족하진 않다. 그런데 유효슛 대비 득점이 0.10 밖에 되지 않는다. 수원과 함께 이 부문 공동 최하위다. 23개의 유효슛으로 8골을 넣은 승격팀 대전하나(0.35)와 비교된다.

골대도 제주를 외면하고 있다. 제주는 4라운드 현재 3번 골대를 강타했다. 포항과 함께 가장 많다. 제주는 지난 시즌 12개팀 중 가장 적은 8번 골대를 맞힐 정도로 골대와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그런데 올시즌 초반 중요한 장면에서 골대가 장애물로 작용했다.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인천전 막판 안현범의 골이 들어갔다면, 서울전에서 서진수, 유리 조나탄의 슛 중 하나라도 골대에 맞지 않고 들어갔다면, 결과는 달랐을지 모른다. 인천전에선 안현범이 얻어낸 페널티 파울이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거쳐 번복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초반 2경기에선 그나마 경기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2경기에선 내용도 아쉽다는 점도 고민이다. 부상 탓이 크다. 주장을 맡은 핵심 중앙 미드필더 최영준이 개막전에서 십자인대를 다쳐 시즌 내 복귀가 불투명하다. 여기에 베테랑 미드필더 이창민과 센터백 임채민이 나란히 부상해 지난 2경기에 결장했다. 두 선수가 빠진 경기에서 공교롭게 팀은 연패했다. 한종무 김주원 등 남은 자원이 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장신 공격수 진성욱은 시즌 처음으로 출전한 인천전에서 또 다쳤고, 왼쪽 윙백 자리를 '찜'한 2001년생 신성 전성진은 데뷔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쳐 A매치 휴식기 이후 복귀할 전망이다. 올해 입단한 센터백 연제운은 허리 문제로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베테랑 수비수 정 운은 지난 서울전 도중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들것에 실려나왔다. 꼬이는 상황만큼 남기일 제주 감독의 근심도 깊어진다. 제주는 약 2주간의 A매치 휴식기에 반전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는 내달 2일 선두 울산 현대를 홈으로 불러들여 5라운드를 치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